한화 마운드에 희망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
한화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NC와 시범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투수진이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김응룡 감독의 고민을 서서히 풀어가기 시작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새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였다. 클레이는 이날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선발로 나와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전형적인 기교파 투수이지만, 쌀쌀한 날에도 최고 145km 강속구를 던지며 특유의 지저분한 볼끝으로 안정감을 펼쳤다.

이날 클레이는 몸쪽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특히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 승부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특히 볼끝 움직임이 많은 컷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을 각각 9개·6개씩 구사하며 맞혀잡는 피칭을 선보였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경기 후 "젊은 나이에 긍정적인 자세로 준비를 잘 하고 있다. 투구 레퍼토리가 다양하고, 여러가지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며 "볼 스피드에 연연하는 투수가 아니다. 투구 메커니즘상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 유형이다. 강력한 임팩트는 없지만 성실한 신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클레이에 이어 나온 구원 투수들도 좋았다. 특히 4회 나온 좌완 윤기호는 NC 중심 좌타자 에릭 테임즈와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각도 크게 떨어지는 슬로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정민철 코치는 "군대를 다녀온 후 정신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커브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5회부터는 이동걸이 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으며 클레이-윤기호에 이어 호투 릴레이를 이어갔다. 정민철 코치는 "이동걸도 5선발 후보 중 하나다. 안영명 윤근영 등도 경기감각을 계속 익히며 5선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7회 김광수가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한화 마운드는 2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9일 SK전에서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발 유창식이 3이닝 1실점으로 막은 뒤 이동걸(2이닝)-윤근영(1이닝)-안영명(⅔이닝)-윤기호(⅓이닝)-최영환(1이닝)-송창식(1이닝)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2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막으며 마운드에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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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