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주희정이 SK에는 있었고 오리온스에는 없었다. 추일승 감독이 계산하지 못한 변수였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13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김선형(19점)의 활약에 힘입어 84-73으로 승리했다. 1차전서 승리를 거둔 SK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가드-4포워드의 맞대결이었다. 지난 시즌 김선형과 함께 4명의 포워드를 기용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SK는 전술적 장점을 통해 올 시즌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득점력 높은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높이서의 우세를 펼치며 상대를 괴롭히는 것.

오리온스도 올 시즌 중반 4-4 트레이드와 허일영 등 군 제대 선수들을 앞세워 1가드-4포워드로 재미를 봤다. 이현민과 앤서니 리처드슨이 그 플레이의 중심. 특히 허일영과 김동욱 등 외곽포까지 가세하면서 SK 부럽지 않은 1가드-4포워드 진용을 짰다.
SK는 선발선수로 코트니 심스를 투입하며 1G-4F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득점력이 떨이지면서 자연스럽게 헤인즈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스는 1G-4F를 사용했다. 이현민-김동욱-허일영-장재석-리처드슨이 투입됐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김동욱으 1쿼터 중반 부상을 당하면서 김도수를 대신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오리온스는 남은 시간을 위해 김동욱에게 휴식을 줬다.
물론 체력적인 부담이 컸기 때문에 SK와 오리온스 모두 꾸준히 1G-4F를 사용할 수 없었다. 체력부담을 줄이기 위해 심스와 리온 윌리엄스를 투입하며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승부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바로 가드진의 차이였다. SK에는 주희정이 있었고 오리온스에는 그를 대신할 선수가 없었다. 김선형이 휴식을 취하기 위하 2쿼터 초반 벤치로 들어가며 교체되어 코트에 나선 주희정은 들어오자마자 3점포를 림에 작렬했다. 또 3-2 지역방어의 한 축에서서 치열하게 수비했다.
주희정이 투입된 후 패스 연결이 수월해진 SK는 스코어를 벌렸다. 2쿼터 3분 46초경 주희정은 오리온스 리처드슨의 볼을 빼앗은 뒤 속공파울까지 얻어내면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이끌었다. 주희정은 이현민 대신 투입된 한호빈을 상대로 우위에 있으며 공수에 걸쳐 안정되게 경기를 이끌었다.
패스가 잘되자 슛까지 폭발했다. 주희정은 3점슛 3개와 자유투 2개까지 한 한개의 슈팅도 실수하지 않았다. 모두 림을 통과했다. 주희정이 11점을 뽑아내면서 SK는 크게 리드했다.
3쿼터 초반 주희정이 벤치로 나가 있는 동안 오리온스는 이현민과 리처드슨이 맹렬하게 공격을 펼쳤다. 치열한 공격을 통해 점수차를 좁혔다. SK 문경은 감독은 다시 주희정을 투입했고 분위기는 정리됐다. 이후 SK는 김선형이 공격에서 맹렬한 움직임으로 얻어낸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결국 주희정은 파울이 늘어난 변기훈을 대신해 코트에 다시 섰다. 그를 중심으로 한 SK는 1차전서 완승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또 주희정은 앞으로 플레이오프서 활약을 예고하며 SK의 새로운 전력으로 자리잡게 됐다.
10bird@osen.co.kr
잠실학생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