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바람, ‘살아나라 김상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4 06: 20

요즘 이만수 SK 감독은 “개막 엔트리를 어떻게 짜야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팀 내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지켜볼 선수가 있다. 올 시즌 부활을 다짐하고 있는 김상현(34)이다.
2009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김상현은 지난해 5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4번 타자’ 공백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나친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고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113경기에서 타율 2할3푼6리, 7홈런, 37타점에 그쳤다.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이 감독은 김상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반드시 살아나야 할 선수 중 하나로 손꼽고 있다. 이유가 있다. SK의 중심타선은 좌타 라인이 강하다. 지난해 4번 타자였던 박정권, 99경기에서 14개의 홈런을 친 한동민에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이 가세했다. 남부럽지 않은 전력이다. 반면 확실한 오른손 타자는 최정 뿐이다. 최소한 한 명의 선수가 더 필요하다. 이 감독은 김상현을 그 적임자로 보고 있다.

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는 김상현은 겨우내 훈련을 충실히 했다. 지난해 지적됐던 문제점을 보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다만 아직까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김상현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진 12차례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2할5리,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캠프 중반에는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13일까지 시범경기 4경기에서도 타율 2할5푼이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김상현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좌익수, 1루수, 지명타자 등으로 고르게 활용하며 김상현의 활용폭을 극대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 한 번의 계기만 마련되면 충분히 팀 중심타선에 장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수가 김상현이다. 팀으로서는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이 감독이 마지막까지 김상현의 페이스를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김상현의 부활 여부는 이 감독의 타선 구상과도 연관이 있다. 스캇의 가세로 이 감독은 ‘지그재그’ 타선을 구상하고 있다. 4번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스캇의 뒤를 받칠 우타 요원이 마지막까지 고민으로 남아있다. 또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재원은 재활을 마치고 최근 팀에 합류했다. 정상호는 포수 자원으로 체력 부담이 있다. 결국 플로리다 캠프부터 지금까지 땀을 흘린 김상현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연결고리인 김상현이 살아나면 SK 타선도 짜임새를 갖출 수 있다. 6번 타순에는 박정권과 한동민이 대기한다. 3번부터 6번까지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 줄줄이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 ‘좌우좌우’ 구색이 갖춰져 상대 마운드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SK 타선의 핵심이라고 할 만하다. 김상현이 이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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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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