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코치, "클레이, 박찬호를 보는 듯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3.14 06: 42

"마른 찬호죠'.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26)가 지난 13일 NC와 시범경기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강력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볼끝이 지저분한 공으로 효과적인 피칭을 펼쳤다.
이날 클레이는 최고 145km 직구(22개) 외에도 슬라이더(10개) 컷패스트볼(9개) 투심패스트볼(6개) 체인지업(3개) 등 다양한 공을 구사했다.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공격적인 피칭도 돋보였다.

경기 후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클레이는 마른 (박)찬호"라며 농담을 던진 뒤 "찬호가 (한국에) 왔을 때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우리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데 클레이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성실한 신인의 자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박찬호 역시 '최고참 신인'으로 직접 앞장서 후배들의 모범이 됐는데 클레이도 나이가 어린 만큼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있다는 평.
클레이는 현재 외국인선수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지만 어린 투수들과 함께 어울리며 적응에 나서고 있다. 정 코치는 "마인드와 준비 자세가 좋다"고 호평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평불만 없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서 믿음을 주고 있다.
투구 스타일도 한화 시절 박찬호와 닮았다. 정 코치는 "클레이는 슬라이더를 비롯해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스플리터, 커브 모두 던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컷패스트볼을 많이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 역시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공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었는데 클레이도 이와 비슷하다.
이 같은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클레이의 장점이 있다. 정 코치는 "스스로 연구를 많이 한다. 좌타자에게는 무조건 체인지업이라는 일관된 스타일이 아니다. 히팅 포인트를 유도하는 유형으로 스피드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한 번에 쉽게 무너질 투수가 아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아울러 주자를 묶어두는 슬라이드 스텝도 갖췄다. 정 코치는 "도루를 빼앗기는 건 전적으로 투수 책임이다. 클레이는 슬라이드 스텝 개념이 있다. 1.30초 안으로 투구폼을 가져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통 외국인 투수들과 다르게 한국야구의 특성을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춰 앞으로를 기대케 한다.
김응룡 감독 역시 "첫 피칭치고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가 잘 됐다"고 만족해 했다. 클레이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시즌을 위해 준비한 대로 잘 되고 있다"며 "매경기 제구력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다 향상된 제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제구가 잘 되고 있다"는 말로 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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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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