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이현민과 가드싸움 완승, 결정적 차이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14 07: 59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자세였다. 김선형(26, SK)이 이현민(31, 오리온스)과의 가드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서울 SK는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84-73으로 크게 이겼다. 1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김선형은 7점, 7어시스트의 이현민보다 빛났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공헌도에서 두 선수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김선형은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그는 오리온스 수비진영이 미처 갖춰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속공에 가담해 조기에 승부를 봤다. 지공에서는 철저히 우위에 있는 높이를 활용했다. 최부경, 코트니 심스 등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동료들을 활용해 재미를 봤다. 김선형은 빅맨들이 외곽에 나와 스크린을 걸어주면 그대로 골밑으로 돌진했다. 장재석 등 상대 빅맨들은 김선형을 막다가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이날 김선형은 6개를 얻은 자유투를 모두 림에 꽂았다. 9개를 던진 야투 중 5개를 넣었다. 빅맨들이 내준 3점슛 찬스도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평소 리딩과 3점슛이 약점인 김선형이다. 하지만 약점보다 강점이 두드러졌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오리온스를 집중공략했다.
반면 이현민은 보여준 것이 없었다. 김선형보다 9cm가 작은 이현민은 공수에서 모두 부담이 컸다. 김선형을 막기도 뚫기도 버거웠다. 특히 골밑의 동료들에게 제대로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지 못한 것은 치명타였다. 그렇다고 속공이 잘 풀린 것도 아니다. 오히려 스피드도 김선형이 좋았다. 이현민은 완벽한 속공찬스에서 김선형에 막혀 지공으로 전환하는 장면이 나왔다. 
오리온스는 골밑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5명의 선수가 모두 외곽 언저리에서 배회했다. SK가 3-2드롭존을 구사하면서 이현민은 2 대 2 패턴 등도 쓸 수 없었다. 결국 고립된 이현민은 장거리 3점슛을 날리는 등 무모한 플레이를 했다. 이현민은 3점슛 7개를 쏴서 딱 하나 넣었다. 포인트가드로서 실격이었다.
설상가상 오리온스는 이현민을 받쳐줄 가드가 없다. 신인 한호빈이 플레이오프 같은 큰 무대서 활약해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가드를 봐줄 수 있는 김동욱까지 무릎부상으로 2차전 출전이 어렵다. 이현민에게 지워진 짐이 너무 크다.
1차전 패배 후 추일승 감독은 “후반서 추격할 때 턴오버가 나오면서 흔들렸다. 중심을 잡아주던 김동욱이 부상으로 빠져서 너무 아쉽다. 오늘도 SK의 3-2 드롭존을 깨지 못했다. 3점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오늘의 문제였다.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주희정의 존재로 리딩부담을 덜어낸 김선형은 더욱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 김선형은 “매 경기 희정이형과 뛸 때 느낀다. 포인트가드를 맡은지 2년밖에 되지 않아 리딩을 하기 보다는 내 공격옵션을 많이 본다. 리딩은 희정이 형이 뒤에서 보완해주니 편하게 경기를 펼치는 것 같다. 구력도 많고 배울점이 많다”며 웃었다.
농구에서 가드싸움은 공수의 시발점이다. 돌격대장격인 가드가 막히면 답이 안 나온다. 또 가드가 쉽게 뚫리면 빅맨들이 파울트러블에 걸릴 수밖에 없다. 오리온스는 이현민을 도와 김선형을 막을 방법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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