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광(24, 넥센)이 대단한 강타자로 성공할 가능성을 일찌감치 보였습니다.
강지광은 3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 시범경기에서 선발 우익수 및 2번 타자로 출전,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넥센 3승1무1패.
우타자 강지광은 이날 SK 선발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투원에서 4구째 142㎞의 몸쪽 낮은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20m짜리 선제 솔로포를 때렸습니다.3-0으로 앞선 4회말 2사 2루 상황에서는 레이예스의 공을 당겨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려, 시범경기 3호을 기록했습니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지난 8일 두산과의 홈경기서도 강지광은 3회말 첫 타석 볼카운트 투투에서 유희관의 바깥쪽 약간 높은 공을 밀어쳐서 우월 홈런을 날려 밀어치기 홈런을 선보이며 타고난 힘을 과시했습니다. 당시 강지광은 4회 1사 만루에서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넥센은 10-3으로 이겼습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강지광이 손목을 비롯한 전체적인 힘은 타고 났다. 국내 선수가 이런 힘을 지니기는 쉽지 않다"라면서 "30-30이 가능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칭찬했습니다. 염 감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강지광을 2군에서 시즌을 시작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강지광은 강타자로 빠르게 성장한 이유에 대해 “트레이닝 코치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기술 뿐 아니라 타격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셨다. 타격 코치(허문회)님은 자세나 기본기를 많이 잡아주셨다. 넥센에 왔을 때 87kg이었는데, 지금은 98kg으로 체중도 많이 늘었다. 체중을 늘리니 더욱 파워가 실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는 25타석에서 볼넷이 한번도 없었다. 지금은 볼넷도 늘고, 좀 더 공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출루율이 늘어서 자신감이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2군에서 먼저 뛰게 할 것이라는 감독의 말에 대해서는 “물론 욕심은 있다. 하지만 1군 욕심보다는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은 욕심이 크다. 그래서 2군에 가서 많이 뛰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강지광은 7차례 연습경기에 나가 타율 4할(25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강지광은 2009년 인천고를 졸업한 뒤 LG에 2차 3라운드에 지명됐습니다. 인천고 시절에 148km의 강속구를 던진 투수로 미추홀기에서 우승한 그는 LG 입단 후 연이은 팔꿈치 부상으로 두번이나 수술을 받아 본인이 타자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일반 야수로 나섰습니다.
그러나 방망이를 잡은 후 성적이 신통치 않자 그는 공익근무를 받고 2년 후 LG로 돌아와 지난 해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리(15안타), 1홈런, 9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염경엽 감독과 인연은 강지광이 타자로 전향할 때 염 감독이 LG에서 운영팀장과 내야수비코치로 재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LG는 그가 2군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지난 해 2차 드래프트 때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는데 염 감독이 이장석 대표의 동의를 얻어 데려왔습니다.
박병호(28)가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을 날린 거포로 2005년 LG에 입단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11년 후반기 때 넥센으로 이적한 상황과 비슷합니다. 박병호는 넥센으로 옮긴 후부터 홈런포를 쏘기 시작해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박병호가 LG 입단 후 7년간 장타력을 살리지 못한데 비해 강지광의 현재 컨디션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빠르게 1군에서 강타자로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체격 조건은 박병호가 185cm 107kg, 강지광은 181cm, 98kg으로 강지광이 약간 적지만 손목 힘은 박병호 못지 않습니다.
강지광의 13일까지 시범경기 성적은 5경기에서 14타수(0.286) 4안타 3홈런 5타점 4볼넷 6삼진입니다. 12일 KIA전에서 팀이 1-6으로 질 때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양현종에게 삼진 두개, 김지훈에게 삼진 한 개를 당했습니다.
앞으로 강지광의 과제는 2군에서 경험을 쌓고, 상대 투수의 변화구와 완급 조절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시즌 내내 뛸 수 있는 체력관리 방법 등을 익혀야 합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이승엽-이대호에 이은 박병호의 등장과 더불어 강지광의 발견은 한국야구의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