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왔다. 겨우내 즐기지 못했던 나들이를 나가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싱그러운 봄 날씨에 안성맞춤인 피아트의 '친퀘첸토C(500C)'를 타고 이른 봄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해 2월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를 출범하고, 동시에 '친퀘첸토'와 '친퀘첸토C'를 출시했다. '친퀘첸토'’ 라인업은 출시 즉시 국산과 수입을 통틀어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귀요미' 자리에 등극했다.
이렇듯 '친퀘첸토'는 무엇보다도 디자인이 강점인 차다. 여기에 소프트탑, 즉 뚜껑이 열리는 '친퀘첸토C'는 '친퀘첸토'만의 레트로 감성을 한층 배가시켜준다. 귀여운 외관에 쏠리는 행인들의 시선에 충분히 의기양양 해질만하다. 또, 미간이 먼 프렌치 불독을 떠올리게 만드는 헤드라이트는 귀여운 '친퀘첸토C'’에 살짝 맹해보이기도 하는 매력을 더해준다.

내부 또한 외관만큼 톡톡 튄다. 대시보드와 시트, 그리고 도어에 외관 색에 맞춰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조그만 몸집의 소유자면서 글로브박스가 의외로 깊어 수납이 용이하다는 것. 20.5cm의 물병이 세로로 들어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내부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던 기자와는 달리 한 동승자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을 들며 가격대비 저렴해 보이는 내장재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친퀘첸토C'에서 블루투스 페어링, 터치 LCD 등의 첨단 편의장치를 기대하는 이는 없길 바란다.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자 '친퀘첸토C'에 대한 아쉬움이 시작됐다. 귀엽지만 맹해보이는 '친퀘첸토C'의 백치미가 주행성능에서도 발휘되기 때문이다. 느긋한 마음자세를 가지고 있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반응속도와 가속에서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정지 후 출발을 하는 저속토크 구간에서는 나아가는 힘과 속도가 모두 모자랐으며 이후, 속도를 올릴 때 '친퀘첸토C'는 기어 변속에 대한 표현이 아주 정확한 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가속성능을 알아보고자 풀액셀을 밟았지만 소리만 요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피안, 특히 소프트탑을 열고 이탈리아 해변도로를 달리는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감성과 민트·에스프레소·개나리(노란색보다는 개나리색이 더 잘 어울린다) 등의 다채로운 색상은 충분히 피아트 '친퀘첸토C'를 매력적인 차로 다가오게 한다.

단지, 170만 원의 가격인하를 단행했지만 여전히 "비싼 몸값만큼의 가치를 할만한 자동차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 국내에서 타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피아트가 디자인과 유럽 감성만으로 3130만 원이라는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며 다양한 가격 정책이나 옵션 조정, 프로모션을 펼쳐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줘야 할 듯 싶다.
fj@osen.co.kr

'친퀘첸토C'의 1열 시트. 경차인 만큼 2열 좌석에 대한 기대는 버리길.

친퀘첸토C의 센터페시아.

소프트탑을 열지 않은 친퀘첸토C의 후면부.

친퀘첸토C의 트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