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치열한 경쟁 서바이벌을 치른 빅뱅. 유닛과 솔로를 먼저 출격시켜 그룹 데뷔 쇼케이스에 3천명이 몰린 B.A.P. 데뷔 전 무려 100일간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오픈하며 데뷔와 동시에 상당한 팬덤을 갖춘 엑소. 두 그룹간의 배틀로 데뷔 순서를 정한 위너.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신인 데뷔 프로젝트가 이제 더 나아가 스토리텔링을 갖추고, 이미 1위 가수를 포함시키는 등 보다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신예 그룹이 자리잡기까지 2~3년 걸리는 것으로 통하고 있는데,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스타덤에 오른 후 데뷔시킨다는 전략이 당연시되고 있는 것. 스타덤에 올리기 위한 전략도 눈에 띄게 발전 중이다.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를 키워내며 밴드와 아이돌의 접점을 찾아온 FNC엔터테인먼트는 새 보이그룹 엔플라잉 데뷔에 앞서 시트콤을 대동했다. 기획사 내부의 이야기를 재밌게 전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형식을 갖춘 tvN '청담동 111'을 통해서다. 시즌2를 맞아 이 프로그램의 소제목을 '엔플라잉 스타가 되는 길'로 정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13일 첫방송에서 데뷔를 앞두고 들뜬 엔플라잉과 기획사 사람들 간의 신경전을 그려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를 비롯해 FNC 한성호 대표, 김영선 이사까지 모든 사람들이 총출동해 인간미를 드러내며 엔플라잉의 데뷔를 지원사격한 셈이다. 단순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니라, 각 등장인물들이 상당한 비중을 갖고 엔플라잉 데뷔에 앞선 기획사 표정을 코믹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예능과 신인 데뷔가 가장 밀착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성호 대표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이제 음악 시장은 좋은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 것 같다. 좋은 음악보다는 이슈를 찾아 듣는 것 같다고 판단, 이 방송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음악만큼이나 이슈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룹 데뷔 전 솔로로서 확실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그룹으로 다시 합류하는 케이스도 있다. 지난 13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데뷔곡 '그린라이트'를 공개한 트로이다.
이 그룹에는 이미 음원차트 1위를 휩쓴바 있는 범키가 포함됐다. 이미 솔로로 성공을 거둔 가수가 신예 그룹의 멤버가 되는 건 최초다. 솔로로 성공하기 전부터 그룹 합류는 정해져있었고, 솔로로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원래 계획대로 그룹으로 돌아간 것. 범키는 "원래 브랜뉴뮤직에 재웅-창우가 있었고, 막내 칸토가 오디션을 통해 들어오면서 팀이 결성됐다. 난 (브랜뉴뮤직의 수장인) 라이머 대표로부터 '너 같은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솔로 범키로서는, 그룹 성적도 좋아야 솔로 활동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부담감도 있다. 소속사 브랜뉴뮤직의 한 관계자는 "왜 굳이 범키를 그룹에 합류시키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고 있다. 우리도 이례적인 판단이라 생각하지만, 솔로 범키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룹으로는 솔로 범키와 달리 보는 음악에 중점을 둘 예정. 리더 범키는 솔로 무대선 보여주지 않았던 댄스 퍼포먼서를 선보였으며, 멤버들과 16명의 댄서들이 어우러지는 신나는 무대가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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