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팀은 2번부터 7번까지 모두 홈런을 날릴 수 있는 타선을 갖추고 있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염 감독의 자신감이 괜한 것은 아니라는 게 시범경기에서 제대로 증명되고 있다. 넥센 타선이 말 그대로 ‘빵빵’ 터진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4회 터진 임병욱의 대타 3점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은 끝에 7-6으로 이겼다. 말 그대로 홈런의 힘에 힘입어 이겼다고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아직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넥센이 가진 장타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1로 맞선 2회에는 이성열이 SK 선발 윤희상의 포크볼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가동했다. 시범경기 들어 개인 두 번째 홈런이다. 4회에는 임병욱이 대타로 나서 역시 윤희상의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전날(13일) 강지광이 홈런 2개를 때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된 것에 이어 이날은 이성열 임병욱이 해결사 몫을 한 셈이다.

넥센은 지난해 팀 홈런 125개를 기록해 리그 1위에 올랐다. 전체 득점의 30% 이상을 홈런으로 해결했다.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를 비롯, 강정호 이택근 이성열 김민성 등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들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을 톡톡하게 살리고 있다.
이런 팀 컬러는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6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날리며 위력을 발휘 중이다. 사실 지금은 대개 투수들의 공에 타자들의 배트가 밀리는 시기다. 빠른 공과 새 구질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다. 이를 고려하면 넥센의 시범경기 홈런 페이스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반대로 상대 마운드로서는 장타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상대팀에게 더 공포스러운 것은 아직 ‘주축 홈런 타자’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14일 경기 전 “현재는 백업급 선수들이 해결사 몫을 해주고 있다”면서 “아직 주축 선수들 중 컨디션이 100%인 선수는 하나도 없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박병호를 비롯,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 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선수들까지 같이 터지게 된다면”이라는 가정. 넥센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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