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팀은 졌지만 ‘리드오프 김강민’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자신의 구상이 그라운드에서 착착 실현되는 분위기다. 정근우(32, 한화)의 이탈로 공백이 큰 SK도 한시름을 덜고 있다.
김강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중견수 및 1번 타자로 출전, 3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100% 출루에 2루타만 세 개였다. 전지훈련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강민의 방망이가 다시 조명된 경기였다.
2루타의 타구가 다 좋았다. 첫 타석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고른 김강민은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선상으로 총알같이 뻗어나가는 2루타를 날렸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비슷한 타구였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 담장까지 가는 2루타를 날렸다. 좌우 분포도 좋았고 타구에도 힘이 있었다.

지난해 말 테이크백 동작에 수정을 가하며 타격폼을 고친 김강민은 이 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타격감이 좋았고 시범경기에서도 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강민은 오키나와 캠프 당시 “강한 타구를 만들어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세 타구가 모두 그랬다.
김강민이 올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출루율이다. 리드오프가 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출루율에 좀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타일의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지나치게 출루에 신경을 쓴 나머지 소극적인 타격을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였다. 이런 자신의 구상은 전지훈련을 거쳐 시범경기까지 차근차근 완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강민이 이 정도 활약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면 SK의 리드오프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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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