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없는 민방위훈련, 야구장은 ‘생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4 16: 47

국가적인 훈련에 야구장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민방위훈련을 맞아 세 군데서 벌어진 프로야구 시범경기도 모두 15분간 중단됐다. 선수들은 생소한 경험에 당황하는 듯 했지만 경기는 별 무리 없이 진행됐다.
제393차 민방위훈련이 1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적의 공습을 가장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대피훈련이다. 연례행사지만 야구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가 이 훈련과 겹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양팀 사령탑부터가 약간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전 이 소식을 전해듣고 “투수 운영도 조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수비 상황에서 훈련이 시작돼 경기가 끊길 경우 투수의 투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경기 전 이 소식을 들었다면서 “국가적 훈련인데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두 사령탑 모두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프로 19년차의 베테랑 선수인 박진만(SK)도 “이런 경험이 없었던 것 같다”며 생소함을 드러냈다.
훈련은 3회말 넥센의 공격 때 진행됐다.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 퍼졌고 1사 1,3루에서 경기가 약 15분간 중단됐다. 양팀 선수들은 덕아웃에 앉아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훈련이 거의 끝나갈 때쯤 SK는 투수 윤희상을 비롯한 선수들이 간단한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었고 조웅천 SK 투수코치는 윤희상이 마운드에서 몸을 좀 더 풀 시간을 달라고 심판진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15분 가량 지체된 까닭에 5회를 마치고 진행될 예정이었던 클리닝타임도 생략했다. 보통 민방위 훈련은 평일 낮에 진행된다. 주중 경기는 저녁에 열리니 해당사항이 없고 민방위 훈련이 주말에 열리지는 않으니 정규시즌 때는 야구와 민방위훈련의 접점을 찾기는 어렵다. 선수들로서는 생소한 경험이었지만 경기에는 큰 차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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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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