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 무서운 놈이 등장했다. 인피니티가 글로벌 시장, 특히 유럽 전략 모델로 선보인 ‘Q5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가격 경쟁력이 매우 뛰어나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1일 인피니티 ‘Q50’의 미디어 시승 행사가 열렸다. 인천 송도와 영종도를 오가는 왕복 2시간의 짧은 시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Q50’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인피니티는 ‘Q’라는 새로운 명명체계를 가지고, 중형 스포츠 세단을 선보였다. 설명만으로는 와 닿지 않던 스포츠 세단이라는 신차의 정의는 스티어링 휠을 잡고, 액셀을 밟자 무엇을 말하는지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무르지 않고, 단단한 서스펜션, 반응이 빠른 액셀과 스티어링 휠은 주행의 즐거움 선사했다.

‘Q50’은 유럽 전략 모델로 출시된 만큼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독일 세력들과 대항하기 위해 디젤 엔진(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 그리고 하이브리드를 심장으로 채택했다. 시승으로 만나본 모델은 2.2 디젤 프리미엄. 인피니티가 차세대 엔트리 모델을 선보일 때까지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할 모델이다.
인피니티가 ‘Q50’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시승행사 내내 인피니티 레드불 레이싱팀의 간판이자 F1 역사에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세바스찬 베텔이 ‘Q50’의 개발 단계서부터 퍼포먼스 디렉터로 참여했다더니 안정감 있으면서도 활발한 녀석을 탄생시켰다.
'Q50'은 계기판 속도계의 가운데가 140km/h에 맞춰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Q50’의 고속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120~140km/h의 속도를 내고 있어도 감각적으로는 100km/h 내외의 수준으로 다가온다.
의외로 다가온 점은 저속 구간에서의 핸들링과 서스펜션이 다소 단단하고 묵직하지만 브레이크와 액셀은 부드럽고도 가볍게 운전자의 요구에 응한다는 것이다. 승차감 또한 불편함 없이 주행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서 또 ‘Q50’의 강점이 드러난다. 가족들과 함께 이용하는 세단들은 운전자로 하여금 다소 지루함을 줄 수도 있다. 편안함에만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Q50’은 조수석과 뒷좌석 승객들이 모두 편안하게 차를 타고 가면서도 운전자는 마음껏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덕에 인피니티는 ‘Q50’의 타깃층으로 큰 맘먹고 새 차를 장만하려는 20대 후반의 운전자들부터 아이들이 있는 30~40대의 젊은 운전자들까지 폭넓은 산정이 가능하다.
디자인도 이름을 바꾼 것만큼 전 모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외관은 인피니티 특유의 동글동글한 근육이 얄팍한 잔근육으로 다듬어지면서 보다 날카롭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듀얼 터치 스크린이 적용돼 깔끔해지면서도 스마트해진 내부는 외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마치 책 한번 펴 본적 없는 뼛 속부터 체육인인줄 알았던 놈이 알고 보니 엘리트였다는 반전이랄까. 그러면서도 달리는 동안 엔진이 힘을 낼 때 마다 내부에서 들리는 ‘크르렁’ 거리는 소리는 다시 한번 ‘Q50’의 DNA가 스포츠 세단임을 떠올리게 해주는 부분이다.

4350만 원(프리미엄)과 4890만 원이라는 스펙대비 저렴한 가격은 ‘Q50’이 출시 한달 만에 600대의 계약이 성사된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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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