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찰스 로드를 더 이상 비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전창진 감독이 옛제자 찰스 로드와 엮이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뜻을 명백히 전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1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산 KT를 79-62로 꺾었다. 1승 1패를 나눠가진 두 팀은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6강 시리즈에서 장기혈전에 돌입하게 됐다.
1차전을 앞두고 로드는 자신의 SNS에 “KT와의 플레이오프 경기는 내 꿈이었다”면서 친정팀을 꼭 이기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전창진 감독과 로드는 2년 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에 1차전을 내주고도 4강에 올랐던 전력이 있다.

전창진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로드 이야기가 나오자 손을 내저었다. 그는 “로드와 나를 더 이상 비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기분 나쁘고 속상하다. 나도 10년 된 베테랑 감독인데...”라고 호소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전 감독은 “로드가 한국에 와서 농구가 많이 늘었다. 코치들이 연습을 엄청 많이 시켰다. 2라운드 끝에 뽑은 선수를 자유계약시절에도 계약했다. 외국선수는 조금만 기량이 좋아져도 콧대가 높아진다. 로드도 갑자기 안 뛰고 걸어 다녔다. 익을수록 숙여야 하는데 용병은 그렇지 않다. 팬들이 내 노력은 몰라주고 로드만 봐서 속상하다. 로드는 우리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 감독은 로드와 사이가 나쁘다는 속설에 대해 “안 좋은 사이가 아니다. 트라이아웃때 로드가 내게 뽑아달라고 전화를 했다. 안 좋은 사이라면 그랬겠느냐? 주변에서도 나와 로드를 엮는 기사를 보고 전화를 한다. 내가 로드보다 팬이 부족해서 그런가? 로드 이야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면서 농담 섞인 진심을 토로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2차전은 전창진 감독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특히 로드가 등장한 2쿼터 전자랜드 국내선수들의 득점이 터졌다. 찰스 로드는 리바운드와 블록슛으로 팀에 활기를 넣었다. 3쿼터 로드는 바스켓카운트와 스틸 앤 속공으로 연속 5점을 뽑기도 했다.
로드는 19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특히 특유의 활력 넘치는 블록슛과 덩크슛은 전자랜드 사기를 북돋웠다. 포웰만 있는 줄 알았던 전자랜드에 로드도 있었다. 전창진 감독은 3차전에서 전략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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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