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장미여관 멤버 육중완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투입되면서 안방극장을 환기시켰다. 혼자 사는 스타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담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1년여 동안 방송되면서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잦은 멤버 변화를 꾀했다. 이는 각기 다른 스타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이 프로그램이 적당한 수준의 재미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한 구성 방식에서 기인한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 14일 방송에서 지난 7일 하차한 비스트 멤버 양요섭의 빈자리를 채울 육중완이 첫 등장했다. 한달여 전 게스트 출연 코너인 ‘무지개 라이브’를 통해 다소 더럽고 어수선한 집안 분위기 속에 인간미를 보여줬던 그는 이날 방송을 시작으로 고정 출연을 하게 됐다.
육중완은 예상대로 ‘더티 총각’이었다. 나름대로 대청소를 감행했고 말끔하게 샤워까지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풍기는 ‘더티’ 이미지는 자꾸만 시선이 갔다. 앞서 양요섭이 아기자기한 일상을 보여줬다면 육중완은 양요섭과 외모부터 삶의 방식까지 극과 극의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육중완의 혼자 사는 삶이 공감이 안 가는 게 아니었다. 주위에 한명쯤은 육중완 같이 열심히 사느라 너저분한 이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미 ‘무한도전’을 통해 증명됐지만 그는 조금 더러워도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남자가 아니던가.
여기서 ‘나 혼자 산다’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TV 하나 구입하는 것도 알뜰살뜰하고 살림 솜씨가 똑부러지는 파비앙 같은 남자도 있다. 곰팡이 즉석밥이 널부러져 있는 살림 바보 전현무 같은 남자도 있다. 깔끔한 성격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노홍철 같은 남자도 있고, 60대를 넘긴 나이에도 멋있게 스키를 탈 줄 아는 김용건도 있으며, 언제나 친근감이 넘치는 살림 9단 김광규 같은 남자도 있는 게 인생살이다.
혼자 산다고 해서 모두 같은 삶의 방식을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때론 극과 극을 오가기 때문에 성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어도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게다. 전현무와 육중완에게 파비앙과 노홍철과 같이 여자 못지않은 살림솜씨를 보여달라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억지스럽다.
‘나 혼자 산다’는 스타들의 다양한 일상을 보여주며 개성 강한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폭넓게 충족시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스타들의 합류와 하차가 반복되는 것은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인공적인 구성을 최대한 자제를 하고 스타들의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담는 프로그램 특성상 매회 새로운 재미를 원하는 안방극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멤버 변화가 필수 불가결한 기반인 셈이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멤버간의 우정을 토대로 하는 조합이 중요한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것. 결국 멤버 교체는 프로그램 생명 연장의 배경이자 독이 아닌 약으로 여겨지고 있다.
jmpyo@osen.co.kr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