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발랄한 로드, 인터뷰장 웃음바다로 만든 사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15 06: 39

평소 무뚝뚝한 찰스 로드가 엉뚱한 답변으로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1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산 KT를 79-62로 크게 물리쳤다. 1승 1패를 나눠가진 두 팀은 부산으로 자리를 옮겨 16일 3차전에 돌입한다.
전창진 감독이 예상치 못한 변수 중 하나는 찰스 로드의 존재였다. 2차전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로드에 대해 “더 이상 로드와 엮이고 싶지 않다. 제발 부탁이니 비교를 하지 말아 달라. 로드는 덩크슛이나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로드의 활약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고비 때 호쾌한 블록슛과 덩크슛으로 전자랜드의 기를 살렸다. 19점, 5리바운드의 활약으로 포웰이 쉬는 시간을 완벽하게 메웠다. 특히 5개를 얻은 자유투를 모두 실수 없이 성공시킨 대목이 놀라운 부분.
경기 후 인터뷰장에 들어선 로드는 무표정으로 시큰둥했다. 로드는 2년 전 KT소속으로 전자랜드를 물리치는데 공을 세웠다. 지금은 반대 상황이 됐다. 친정팀을 상대하는 것이 동기부여가 됐을까. 로드는 “그냥 똑같이 뛰었다. 전혀 그런 것 없다. 그냥 경기에 나가 이기려고 했을 뿐”이라면서 일축했다.
로드는 2차전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팬 여러분^^ 항상 응원 많이 해 주시고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팬 여러분 사랑하시는거 아시죠? 감사합니다♡”라고 한글로 메시지를 적었다. 너무나 능숙한 한국어 구사에 팬들은 ‘통역이 대필해준 것이 아니냐?’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전자랜드 관계자들도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고 한다.
당사자인 로드에게 진상을 물었다. 로드는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글자를 찾아 썼다.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팬들의 메시지가 늘 힘이 된다. 아마 한국말 말하는 걸 배운다면 팬들과 더 친해지고, 한국 사람과 결혼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의외의 일격에 듣고 있던 기자들은 물론 옆에 있던 리카르도 포웰, 김상규, 김지완까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무뚝뚝하던 로드도 이상형 이야기가 나오자 웃으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한국여자와 정말로 결혼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일단 한국말부터 배우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이 때 중간에 포웰이 나서서 “노코멘트. 패스”라며 사태를 수습(?)했다.
로드의 적극성과 에너지는 전자랜드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로드가 운동능력이 좋아 블록슛과 리바운드에 적극성을 갖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 로드가 포스트업보다 외곽선수들과 협력 오펜스를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드는 3차전에서도 전자랜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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