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2, 텍사스)가 텍사스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시범경기에서 나온 홈런이기는 하지만 의미가 적잖은 장타였다. 과정 속에서 불거져 나왔던 몇몇 우려를 깨끗하게 지우는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서서히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신수는 14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지명타자 및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왼팔 통증으로 최근 휴식을 취했던 추신수는 이날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나서 맹활약했다. 2타수 1안타(1홈런) 2득점을 기록했고 두 개의 볼넷도 고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특히 3회 나온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비교적 투구 내용이 좋았던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이언 보겔송과 상대한 추신수는 5구째 90마일(145㎞)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타수 3안타에 2루타 이상 장타가 하나 밖에 없었던 추신수였다.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었다. 때문에 이 홈런은 반전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몇몇 우려도 좌측 담장 너머로 한꺼번에 날아갔다. 일단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 추신수는 최근 왼팔 통증이 있었다. 스스로는 “큰 부상이 아니다. 만약 시즌이었다면 경기에 나섰을 것이다. 스프링캠프라 무리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경기에서 빠진다는 것이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 화끈한 장타를 터뜨림으로써 왼팔 통증이 큰 일이 아님을 과시했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음을 증명했다.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이날 좌측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추신수의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는 타구가 중간이나 좌측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시범경기 안타가 대부분 이 방면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볼넷도 두 개를 고르며 특유의 선구안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쏟아지는 기대에 대한 부담감도 어느 정도 털어낼 수 있는 홈런이었다. 추신수는 이제 7년 1억30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텍사스의 우승청부사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스로는 시범경기에 큰 의의를 두지 않고 있지만 이번 홈런은 주위의 부담감과 우려를 지워내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왼팔 통증 회복과 실전 감각 조율을 병행하고 있는 추신수는 통증이 완벽하게 회복될 때까지는 수비에 투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로 나서 타격감을 조율할 예정이다. 추신수에 대한 팀의 대우를 실감할 수 있는 가운데 남은 시범경기에서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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