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가 시범경기 동안 해설가로 변신했다.
이 대표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홈경기에 한해 구단 자체 방송에서 해설을 맡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부터 아프리카TV를 통해 방송 중계가 없는 날 구단 자체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몇 번 이 대표가 특별 출연을 한 뒤 반응이 좋아 올해도 해설자석에 앉았다. 올해는 특별히 중계가 있는 날도 홈경기는 다 해설을 한다. 지난 8,9일에는 미국 출장지에서 전화연결을 하기도 했다.
중계를 맡은 임준홍 마케팅팀 사원과 함께 대화를 주고 받으며 방송을 하는 이 대표의 야구 지식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듯 전문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선발 오재영이 100km대 후반의 느린 커브를 던지자 "지금 커브 좋다. 박정권 같은 위력적인 타자들에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재영이 같은 공을 또 던지자 "포수가 또 요구했는데 이런 공은 한두 번만 보여줘야 한다"며 포수의 볼배합을 지적했다.

이처럼 선수들의 플레이에 때로는 직설적으로 질책을 하던 이 대표를 흥분하게 만든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5회 대타로 나와 역전 스리런을 터뜨린 신인 내야수 임병욱. 이 대표는 경기를 보던 중 임병욱의 홈런에 "이야 신난다! 효잡니다 효자"를 외치며 '편파중계의 끝'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임병욱이 보기와 다르게 배팅 궤적이 길다"며 "비거리가 이성열에서 5m 모자라는 장타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홈경기 때마다 이뤄지는 이 대표의 해설은 이 대표가 구단과 야구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대표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직접 선수들을 지명하고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는 등 선수들을 보는 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야수 문우람은 이 대표가 드래프트장에서 보면서 지명되지 않는 것을 눈여겨보고 드래프트가 끝나자마자 접촉해 신고선수로 입단시켰다.
이 대표의 해설은 또 하나의 '팬서비스'기도 하다. 이 대표는 시즌 중 홈경기 때마다 전 직원들과 함께 3루쪽 게이트에서 입장하는 관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쑥스러워서인지 자신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팬들은 별로 없다"고 했지만 가장 앞에 서있는 이가 이 대표다. 야구가 곧 수익인 히어로즈 구단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 대표는 직접 나서 팀의 팬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시범경기는 시즌과 다르게 모든 방송사가 중계에 나서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가끔씩 중계가 잡히지 않는 날은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넥센 팬들이라면 홈경기 때 구단 자체 중계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더불어 구단 대표가 자신의 선수들을 평가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는 이색 재미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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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