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를 노리고 있는 조시 베켓(34, LA 다저스)의 길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손가락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5선발 탈환 시나리오에도 잡음이 생긴 가운데 다저스도 경기에서 졌다.
베켓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메사의 컵스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당초 4이닝 정도를 던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정보다 빨리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손가락 부상 때문이다. 3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부상에 예정된 이닝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베켓은 경기 후 곧바로 부상 부위의 재검진을 받았다.
지난해 손가락에 마비 증상이 오는 흉곽출구 증후군 때문에 갈비뼈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던 베켓이다. 손가락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클럽하우스 문을 닫다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다치는 황당 사건을 겪었다. 이 부상 때문에 이날 등판도 미지수였는데 결국 투구 중 탈이 났다.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은 두 배다.

2007년 20승을 거두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베켓은 지난해 부상 여파에 고전하며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8경기에 선발로 나가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5.19에 그쳤다. 구속이 떨어진 것이 한계를 드러냈다. 올해 재기를 벼르고 있으나 스프링캠프 평균자책점은 5점대(5.63)으로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스타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은 “베켓이 건강하다면 5선발로 쓸 것”이라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손가락 부상이 아주 장기간 지속될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시범경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찜찜하다. 현지 언론들은 베켓의 손가락 상태가 처음 다쳤을 때보다 더 좋아지지도, 더 나빠지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다음 등판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저스는 당장 3월 22일 호주 개막전을 치른다. 베켓도 준비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4-5로 졌다. 5회 고든의 적시 3루타로 선취점을 낸 다저스는 5회 이어진 수비에서 곧바로 1실점했다. 경기가 컵스 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6회였다. 2사 2루에서 리조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컵스는 루지아노의 적시타와 발부에나의 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5-1로 달아났다.
다저스는 7회 2사 2,3루에서 게레로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만회했고 9회에는 부테라의 중월 솔로홈런이 나오며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로하스와 고든이 멀티히트를 치며 분전했으나 푸이그, 크로포드, 곤잘레스 등 주축 타자들이 부진했다. 마운드에서는 베켓(3이닝), 로드리게스(1이닝), 위드로(1이닝), 도밍게스(1이닝)가 무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게라(1이닝 1실점)와 라이트(1이닝 4실점)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임창용(38, 시카고 컵스)은 등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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