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매 코너의 시작을 알리는 코너송과 상황에 알맞은 배경 음악이 코너의 재미를 더하는 중이다. 코너가 반복되다 보면,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발생할 상황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강력한 효과가 발휘된다.
안소미와 송필근이 연인으로 등장하는 코너 '놈놈놈'에는 송필근을 놀리기라도 하듯 익살스러운 리듬의 '미스터 색소비트'(Mr.Saxobeat)가 깔리면 김기리, 유인석, 복현규가 등장한다. 이들은 '필근아'를 우렁차게 외치며 안소미의 시선을 강탈해 송필근의 마음을 애타게 하는 것. 또 류근지는 '휘슬'(Whistle)과 함께 등장하며 치명적 매력으로 안소미의 혼을 쏙 빼놓으며 웃음을 선사한다. 관객들은 이들의 등장음악만 들어도 환호성을 자동 반사 중. 관객의 반응이 있어야 웃음이 배가되는 공개 코미디에서 이러한 음악은 가장 중요한 장치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또 유민상, 송영길의 '안생겨요'에는 영화 '올드보이'로 사랑받은 '크라이스 앤 위스퍼스'(Cries and Whispers)가 묵직감을 더하는 중이다. 관객에 익숙한 영화가 갖고 있는 비장함을 관객에 기본적으로 전달한 후, 평생 애인이 없었던 남자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안생겨요'는 이들의 비통한 심정과 대비되는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대학로 로맨스'는 영화 '선물'의 '라스트 프레즌트'(Last present)가 헤어진 연인의 애잔함을 그리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인기 가요도 귀를 잡아 끈다. '끝사랑'에는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가 깔리면서 중년인 김영희, 정태호가 등장하고 이들이 격정적으로 사랑에 춤출 때는 태진아의 '동반자'가 흥을 더한다. '두근두근'에서 썸을 타는 이문재와 장효인이 등장하면 시크릿의 '유후'(YooHoo)가 상큼 발랄함을 더하며, 이들이 속내를 들켰을 때는 크랜베리스의 '오드 투 마이 패밀리'(Ode to my family)가 이들의 간질간질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다. '뿜엔터테인먼트'는 트러블 메이커의 '내일은 없어'가 등장음악으로, 내일이 없는 갑갑한 뿜엔터테인먼트를 충실하게 설명한다.
이에 대해 '개콘'의 한 관계자는 OSEN에 "코너 안에는 유행하는 멜로디를 쓰는 편이다"라며 "귀에 익숙한 멜로디는 코너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라며 코너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인기곡을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jykwon@osen.co.kr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