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팀의 리드오프감으로 주목받고 있는 야시엘 푸이그(24, LA 다저스)의 시범경기에서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불안감이 여기저기서 보인다는 평가다.
지난해 혜성처럼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데뷔해 강렬한 인상을 심었던 푸이그다. 104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19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푸이그의 등장은 시즌 초반 구상이 완전히 꼬였던 다저스 반전의 시작이었다. 푸이그의 에너지 넘치는 활약에 다저스도 힘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여름 대반전을 일으키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결정지었다. 푸이그는 단번에 올스타급 선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축 처져 있는 모습이다. 푸이그는 지난해 올스타전 이전 타율이 3할9푼1리에 달했다. 그러나 올스타전 이후에는 2할7푼3리로 떨어졌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 그리고 변화구 대처 능력에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 있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타격 페이스가 바닥이다. 12경기에서 타율은 1할5푼2리(33타수 5안타)에 불과하다. 홈런은 하나도 없다. 땅볼의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는 땅볼/뜬공 비율이 0.58이었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08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푸이그를 리드오프로 쓰겠다는 구상을 밝힌 돈 매팅리 감독이 고민할 만한 요소가 몇몇 나오고 있다. 리드오프는 일단 출루가 최우선 덕목이다. 그런데 푸이그의 출루율은 1할6푼7리로 타율과 별반 차이가 없다. 시범경기라 일단 방망이를 돌리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고 치더라도 30번 넘게 타석에 들어서 볼넷이 하나 밖에 없다는 점은 리드오프와 그리 어울리지 않는 수치라고도 볼 수 있다.
수비에서도 여전히 넘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해 실수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15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6회 어이없는 송구를 저질러 마운드에 서 있는 라이트의 힘을 빠지게 했다. 결국 다저스는 이 이닝에 4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그르쳤다.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의 에너지와 공격성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으나 아직은 덜 여문 플레이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가 정규시즌에서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푸이그의 강점은 분명 호쾌한 플레이다. 팀의 기까지 살릴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그러나 지나친 활발함은 독이 된다는 것도 지난해와 올해 시범경기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푸이그가 좀 더 성숙한 플레이로 매팅리 감독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을까. 다저스의 남은 시범경기를 지켜보는 한 가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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