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은교·미친여자..이젠 평범해지고 싶어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3.15 15: 26

데뷔작부터 그는 평범하지 않았다. 여배우라면 힘들 법도 한 전라노출을 배우 김고은은 데뷔부터 해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쉽지 않았던 만큼 결과는 좋았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배우에 대해 연일 호평이 쏟아졌고 그해 말,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은교' 이후 또다시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로 돌아왔다. 이번엔 '미친 여자'다. 영화 '몬스터'에서 연쇄 살인마에 의해 동생을 잃은 복순으로 변신한 그는 품 안에 식칼을 품은 채 살인마를 향한 광기 어린 비명을 지르고 사랑하는 동생 앞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 같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연이어 강한 캐릭터. 혹시 이런 캐릭터들을 선호하는 건가 싶지만 김고은은 그렇지는 않단다. 선호 혹은 기피하는 캐릭터는 없다면서도 이제는 좀 평범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김고은의 로맨틱 코미디도 궁금하다 했더니 씨익 웃어 보이며 자신도 궁금하다고 했다.

"선호하는 캐릭터는 없어요. 뭐는 하고 싶고 뭐는 하기 싫고 그런 거 전혀 없죠. 음.. 그런데 지금은 잔잔하고 일상적인 영화를 하고 싶어요. 평범했으면 좋겠고 왜 그런 영화 있잖아요. 50년이 지났는데 그 영화를 보면 그 영화를 통해서 '50년 전 저 공간은 저랬구나, 저런 생각을 하며 살았구나' 하는 영화들이요. 그 시대를 대변해주는, 일상을 그려내는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선호하는 캐릭터가 없다곤 하지만 데뷔작부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김고은의 앞으로의 방향성이 궁금해졌다. 김고은이 '은교' 이후 어떤 작품을 선택할까. 이는 많은 대중의 주목을 받은 대목이기도 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작품을 보는 시기마다 관심 가는 것이 다르다며 그때그때의 관심이 작품 선택의 기준이라고 했다. 그리고 '은교'의 그늘이 부담이 되진 않는다는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은교' 이후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별로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그때그때마다 관심 가는 부분이나 표현해보고 싶은 감정이 다른 것 같은데 이번 '몬스터'는 그 시기에 저한테 와 닿았던 것 같아요. 특히 스릴러 장르를 보면 여자가 당하는 입장이고 그걸 또 보는 입장에서 무섭잖아요. 왜 맨날 여자만 당할까. 남자를 제압할 만한 여자는 왜 안나타날까. 시나리오 봤을 땐 그런 점이 반가웠어요.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진 시나리오가 있구나 싶어서요."
'몬스터'에서 이민기와 함께 출연하는 김고은은 정작 이민기와 만나는 장면이 거의 없다. 두 명의 인물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하나의 지점으로 달려나가는 것이 '몬스터'의 특징. 때문에 김고은은 미친 여자 복순의 이야기에서 혼자 극을 이끌어나간다. 아직 신인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는 김고은에게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역시 우리의 '강심장' 김고은은 즐기면서 했단다.
"부담이라기보단 책임감이 좀 있었고 혼자서 캐릭터 연기를 하면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 잘 없잖아요. 덕분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웃음)."
'은교' 이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 극을 이끌어나가야 된다는 부담. 그 어느것도 느끼지 않고 온전히 연기를 즐긴 김고은에게 또 하나의 부담, 대중의 기대에 대해 운을 떼니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 않단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니 "아, 부응하고 싶지 않다는게 그런 뜻이 아니라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싶진 않다는 거에요"라고 진지하게 눈을 빛내는 김고은이었다.
"무책임하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진 않아요.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싶진 않다는 뜻이에요. 내 연기적인 욕심으로 작품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이 그 부담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도 못할 것 같거든요. 그 부담감은 자기 자신이 만드는 거고 바보 같은 행동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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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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