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미드필더 정혁이 친정 팀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비수를 꽂으며 개막 후 2연승을 이끌었다.
전북은 1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원정 경기서 후반 29분 터진 정혁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인천을 1-0으로 물리쳤다. 정혁은 개막전이었던 부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2연승을 선사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승점 6점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개막전서 상주와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던 인천은 홈 개막전서 패배를 면치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관심을 모은 매치였다. 스토리가 풍성했다. 인천은 최근 2년간 김남일 정혁 정인환 한교원 이규로 등 주축 선수 5명을 내보내야 했다. 시도민구단의 열악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눈물을 머금은 선택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5명은 모두 전북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K리그에 또 하나의 스토리가 탄생했다. 인천은 올 시즌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무대에서 전북을 만났다. 인천은 "그들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강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들며 의지를 불태웠다. 전북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일전이었다. 살인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스쿼드의 이원화를 선택한 전북은 인천전서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전북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7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승렬이 날카로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권정혁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북은 전반 25분 이재성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수비수에 막혔다. 인천도 1분 뒤 이천수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니콜리치가 머리에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전북은 전반 32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아크 서클 왼쪽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서 정혁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땅을 쳤다.
인천도 곧바로 선제골 찬스를 날려보냈다. 전반 38분 전북의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공이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남준재의 발에 흘러들어갔고,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때리며 무위에 그쳤다.
인천이 후반 들어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12분 남준재가 페널티 박스 안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상대 골키퍼 권순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전북은 후반 이른 시간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었다. 후반 15분 이승렬과 카이오 대신 이승기와 이동국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인천도 후반 18분 니콜리치를 빼고 이효균을 넣으며 맞대응했다.
전북은 후반 24분 김남일이 아크 서클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승기의 슈팅이 벽에 막힌 데 이어 이재성의 리바운드 슈팅도 빗나갔다.
전북이 후반 29분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인천의 수비수가 머리로 아크 서클 근처에 떨어트린 공을 정혁이 가슴으로 밀고 들어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은 뒤늦게 주앙파울로와 이석현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전북도 한교원을 넣으며 맞불을 놓았다. 양 팀은 이후 상대 골문을 지속적으로 노렸지만 1골 차의 리드를 잘 지켜낸 전북이 결국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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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