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비 '훨훨' 김문호, 주전 눈도장 받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3.15 15: 57

삼성 내야수 나바로의 방망이가 재빠르게 돌았고, 타구는 좌중간 펜스를 향해 날아갔다. 타구음이 들리는 순간, 롯데 좌익수 김문호는 타구를 바라보지 않고 필드 중앙으로 뛰어갔다. 타구가 땅에 떨어지기 직전, 김문호는 글러브를 뻗어 공을 잡아냈다.
15일 삼성-롯데 시범경기가 열린 대구구장에서 두 번이나 나왔던 장면이다. 이날 좌익수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문호는 타석에서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호수비 두 번으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현재 김문호는 주전 좌익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자는 이승화와 김대우인데 각자 스타일이 뚜렷한 선수들이다. 아직은 누구도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다음주 시범경기까지 테스트는 이어진다.

김문호는 지금까지 롯데가 치른 4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비로 노게임 선언됐던 12일 상동 두산전까지 더하면 5경기인데, 그 중 좌익수로 3경기로 나섰고 손아섭이 허리 통증으로 빠졌던 2경기에는 우익수로 출전했다. 일단 선발출장 기회는 경쟁자들에 비해 많이 받았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모두 괜찮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김문호다. 가고시마 연습경기 6경기에서 김문호는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를 기록했고 시범경기도 15일 현재 타율 3할3푼3리(15타수 5안타)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김문호는 15일 삼성전에서 좋은 수비 두 번으로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찍었다. 2회와 5회 나바로의 외야뜬공을 잇따라 호수비로 잡아냈다. 경기는 3-6으로 졌지만, 김문호에게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작년 시즌 초 김문호가 주전 좌익수로 자리잡게 된 계기는 시즌 초 NC전 호수비였다. 9회말 동점 상황에서 김문호는 좌익수로 외야 뜬공을 잡아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주자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어려운 공을 잡는데 그치지 않고 정확한 송구까지 펼쳤는데, 김시진 감독도 "그 수비 하나로 김문호가 주전으로 나갔다"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이제 개막까지 2주일, 김시진 감독은 전력 밑그림을 완성한 상황이다. 과연 김문호가 그 구상 속에 포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