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15일 한화와 시범경기서 이병규(31, 7번)와 정의윤(28)의 맹활약으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6번 타자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병규는 6회초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정의윤은 9회초 대타로 나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병규는 3회초 상대 선발투수 송창현의 높은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전안타로 만들었다. 이후 6회말에는 윤기호의 초구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정의윤은 9회초 대타로 나서 박정진의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경기 후 정의윤은 "볼카운트가 3B1S로 유리했다. 직구만 바라보고 있었고 직구가 와서 홈런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병규와 정의윤은 터질 듯 터지지 않았던 유망주다. 이병규는 빼어난 스윙과 컨택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아 단 한 번도 규정타석을 채운 적이 없다. 정의윤도 좋은 하드웨어와 힘을 갖고 있으나 아직 자기 실력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그만큼 둘은 지난겨울부터 절치부심했다. 신예선수들이 주로 참가하는 마무리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누구보다 빨리 2014시즌을 준비했다. 이후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모두 소화, 2014시즌을 향해 칼을 갈았다.
김기태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시점에서 “빅뱅(이병규)과 의윤이가 겨울 동안 많이 달라졌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뿐이 아니라 성격도 이전보다 적극적이고 밝아졌다”며 향후 LG의 중심이 될 두 선수의 성장을 기대한 바 있다.
이병규와 정의윤이 페넌트레이스서도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LG 타선은 완성형이 된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물음표가 가득한 2번 타순의 적임자로 “원래는 병규가 해줘야한다. 병규가 해줬을 때 그림이 가장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출루율이 높고 컨택능력이 뛰어난 이병규가 2번 타순에 자리한다면, LG는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베테랑 4인방과 함께 쉴틈 없는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정의윤 역시 우타자가 귀한 LG에 단비가 될 만하다. 실제로 정의윤은 지난 시즌 중반 맹타를 휘두르며 4번 타자 자리를 꿰찼고, LG도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수직 상승했다. 비록 시즌 후반기 상대 투수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으나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 기량이 향상된 정의윤이 지난해처럼 4번 타자 혹은 하위타순에서 중심을 잡는 게 올 시즌 LG에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한편 김기태 감독은 이날 둘의 활약을 두고 “마무리캠프부터 잘 준비했고 잘 하고 있다. 시범경기임에도 컨디션이 괜찮다”며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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