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최용수의 패기, ‘최고령’ 박종환 연륜과 무승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15 17: 52

축구는 나이순이 아니었다. 패기와 연륜이 맞붙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성남FC는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서 FC서울을 맞아 0-0으로 비겼다. 첫 경기서 패했던 두 팀은 나란히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지며 1무 1패가 됐다.
이날 선수들 못지않게 양 팀 수장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프로축구 ‘최연소’인 최용수(41) FC서울 감독의 패기와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령 박종환(76) 감독의 연륜이 정면으로 충돌했기 때문이다. 둘은 무려 35살의 차이가 난다. 90년대 국가대표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최 감독은 “박종환 감독님에게 직접 지도를 받지는 않았지만, 우리 세대는 다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박종환 감독은 미디어데이부터 “요즘 감독들은 너무 젊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내 제자들이다. 프로축구가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용수 감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프로축구 지도자 세대교체 바람에 최 감독이 선두주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서울과의 승부를 앞두고 최용수 감독은 “박종환 감독님에게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박 감독님이 있었기에 우리도 큰 꿈을 꾸고 달려왔다. 거침없는 분이다. 상황 판단을 하려면 경험이 중요하다. 성남을 무서운 팀으로 바꾸실 것 같다”며 패기로 맞섰다.
이어 최용수 감독은 “박종환 감독님이 산신령처럼 위에서 다 내려다보실 것이다. 그래서 선발명단을 일찌감치 오픈했다”고 덧붙였다. 볼 테면 보라는 자신감이 베어 나왔다. 
박종환 감독은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가 빠져도 각 포지션에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 두루 있어 무섭다. 전체가 다 고르다”면서 서울의 깊은 선수층에 부러움을 보였다. 객관적인 전력상 성남이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것은 박종환 감독의 카리스마와 지략이었다. 이 때문에 더욱 명장에게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전반전 득점이 없었던 두 팀은 후반전 파상공세를 펼쳤다. 최용수 감독은 에스쿠데로를 넣어 공격적으로 맞섰다. '파도축구'를 표방한 박종환 감독의 축구도 맹위를 떨쳤다. 두 팀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결정력이 떨어졌다. 비록 골은 나지 않았지만 공격축구의 묘미는 만끽할 수 있었다.
결국 패기와 연륜의 대결은 승부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양 팀은 올 시즌 충분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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