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떡밥 투척, 스포일러 맞불이냐 승부수냐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3.16 07: 33

9년 만에 처음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대형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심지어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도전이라고까지 설명을 하며 기대를 높였다. 언제나 비밀리에 진행하던 장기 프로젝트와 사뭇 다른 길이다. 이들이 대형 '떡밥'을 투척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무한도전’은 지난 15일 방송된 ‘지구를 지켜라’ 특집 방송 말미에 2014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어마무시한’ 예고를 했다. 연출자인 김태호 PD가 멤버들에게 장기 프로젝트를 설명한 것.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멤버들이 가족에게 집에 못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우는 소리를 할 정도로 벌써 1년 일정이 꽉 차 있었다.
우선 오는 6월에는 알려진대로 브라질 월드컵 현지로 떠나 응원단 특집 마무리를 한다. 이를 위해 멤버들 외의 단원 선발도 진행된다. 오는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주 대회에도 참가한다. 제작진의 계획은 이렇다. ‘스피드 레이서’ 특집은 사막을 횡단하는 다카르랠리 도전까지 번질 수 있다.

구체화된 장기 프로젝트도 있지만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특집도 살짝 공개됐다. 김태호 PD는 “7~8월에 훈련을 통해서 할 수 있는 멋있는 도전을 하겠다”고 팬들이 반색할 밑밥을 깔았다. 또한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 특집에 대해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특집”이라고 귀띔했다. 내년 4월에는 ‘무한도전’ 10주년 특집이 예고됐다.
응원단과 카레이싱 특집은 사실 이미 알려져 있던 특집. 하지만 다른 특집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야기만 들어도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지난 9년간 방송되면서 숱한 도전을 한 이들이지만 이렇게 사전에 예고한 것은 처음. 물론 ‘무한도전’은 장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면 제작진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 전에 어김 없이 사전에 유출됐다. 하지만 제작진이 ‘셀프 스포일러’를 자처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장기 프로젝트의 특성상 준비하다가 무산될 수도 있는 것이고, 미리 알려지면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기 때문. 때문에 어떤 특집이든 함구령을 내렸던 제작진이 멤버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 사전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독특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비밀리에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9년간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제작진의 강수로 보인다. 차라리 미리 예고를 해서 기대감도 높이고, 스포일러가 쏟아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추측된다.
또한 시청률 하락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수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최근 들어 시청률 하락으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에게 1위를 내주는 상황이 잦은 것에 대한 위기감도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의 사전 예고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카드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사정이 어찌 됐든 ‘무한도전’은 차근차근 준비하던 장기 프로젝트의 일부를 공개했다. 올해 역시 가열 차게 달릴 이들에게 이번 장기 프로젝트 예고가 입방정이 될지, 아니면 앞으로 펼쳐질 감동과 재미의 전초전이 될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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