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우결4', 미련 가득한 하차 방식 '득과 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3.16 07: 33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4’)가 가상 부부가 하차하는 과정에서 여운을 남기는 듯한 마무리를 택했다. 프로그램에서 하차해도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구성을 보이고 있다.
‘우결4’는 지난 15일 방송에서 지난 해 9월부터 출연했던 피아니스트 윤한과 배우 이소연의 가상 결혼 생활 마지막을 담았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동안의 커플과 달리 이별을 제작진이 제시한 카드가 아닌 출연자의 입으로 전달됐다는 것.
윤한은 “소연 씨와 대화를 나눴는데 우리는 아무래도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다. 현실로 돌아와서 나와 소연 씨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소연도 “언제까지 출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항상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혼란스럽다. 앞으로 모르겠다”고 가상 부부로 출연하면서 느낀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며 두 사람의 하차 소식을 알렸다.

서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겠다는 윤한의 말과 출연하면서 실제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다는 이소연의 고백은 두 사람이 가상 결혼 생활을 끝내지만 마치 새롭게 시작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구성이다.
이 역시도 가상 결혼 생활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하는 ‘우결’의 기획의도라면 기획의도고, 아니면 정말 두 사람의 진심이라면 진심일 터다. ‘우결’이라는 프로그램이 수년째 방송되면서 진심이냐, 진심이 아니냐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됐던 사안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우결4’가 지난 해부터 이별하는 방식에 있어서 여운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윤한과 이소연 이전에 하차한 샤이니 태민과 에이핑크 손나은 역시도 MC 박미선이 두 사람이 스스로 인연을 쌓아가길 바란다는 말을 하며 인연에 있어서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마무리였다. 방송을 통한 가상 결혼은 끝났지만 사적인 인연은 지속될 것이라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
이 같은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마무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엇갈린다. 가상 결혼의 억지스러운 상황의 종착역이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가상과 현실의 애매한 경계 속에 자리잡고 있는 판타지가 지속된다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시청자들의 양분되는 반응처럼 여운이 있는 마침표는 한편으로는 한순간에 판타지가 깨지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적인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이 유독 호불호가 극명하듯 이 같은 미련이 느껴지는 하차 방식을 받아들이는 시청자들도 극과 극의 감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벌써 두 커플이나 끝나도 끝난 게 아닌 ‘엔딩’을 보여준 ‘우결4’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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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4’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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