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좋은시절' 김희선이 살아가기 위해 택한 방법은 사랑 구걸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는 김희선, 그런데 왜 응원받을까?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는 치수(고인범 분)로 인해 승훈(박주형 분)의 회사에서 내쳐지는 해원(김희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원은 자신의 아버지 죽음과 관련있는 치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승훈을 이용 중. 하지만 무능력한 승훈은 해원을 지켜주지 못했다.
승훈은 학창시절부터 해원을 좋아했다. 하지만 경주 최고의 부잣집 공주님이었던 해원은 동석(이서진 분)만을 바라봤고, 이후 동석의 복수심에 이용당하고 집안까지 망한 해원이 자신을 돌아봐주자 기다렸다는 듯 그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해원은 동석에 당했듯 승훈을 이용할 뿐이었다. 해원은 치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 위해 승훈과 함께 호텔을 찾았지만 그의 곁에 있지는 않아 승훈을 위기에 몰아 넣었다. 승훈은 결국 해원에게 '기브 앤 테이크'를 외치며 자신과 하룻밤을 보내주지 않은 원망의 마음을 드러내 해원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모습이다.

이제 해원은 복수를 위해 검사가 된 동석을 찾아 "다시 사귀자"고 말했다. 동석은 흠칫 놀랐지만, 예고편에서는 "조건이 있다"고 그의 제안을 승락하는 모습이 공개돼 이들이 아슬아슬한 연인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가진것 없이 빈털터리가 된 공주님 해원은 남자들을 이용해 자신의 복수를 실행하려는 중. 하지만 그의 위험한 사랑은 오히려 응원받고 있다. 해원이 어린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짓밟히고 사랑을 믿지 않게 된 아픈 상처가 시청자의 공감을 샀기 때문. 또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하는 집안의 가장으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는 그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그저 사치로 보일 뿐으로, 이는 해원이 동희(옥택연 분)에게 그를 이용하고 떠난 정아를 잊으라고 조언하던 부분에서도 오롯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순수했던 해원을 이용한 동석, 또 이용당한 것을 그대로 갚아주고 있는 해원과 바람둥이 승훈 등 이들 등장인물 모두는 서로를 비난할 수 없는 처지다. 인물이 안고 있는 풍성한 이야기는 해원의 위험한 이야기에 조용하고 묵직하게 귀 기울이게 하는 흡인력을 발휘 중이다.
한편 '참 좋은 시절'은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와 벌어지는 스토리를 통해 각박한 생활 속에 잠시 잊고 있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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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