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미리 이야기 할 필요가 있나요?"
정규시즌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팀의 개막전 선발투수 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몇몇 구단은 이미 개막전 선발투수를 예고까지 한 상황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올해 롯데는 4선발까지 확정이 된 상황. 송승준과 장원준, 그리고 유먼과 옥스프링 모두 최소 두 시즌 이상 10승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누가 월등하게 낫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자 장점과 스타일이 뚜렷하게 다른 투수이기 때문에 개막전 선발투수를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개막전 선발투수는 선수에게도 영광이다. 한 시즌을 시작하는 경기 선발로 나간다는 것은 팀 에이스로 인정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롯데는 2011년 코리가 선발로 나섰고, 2012년과 2013년은 2년 연속 송승준이 개막전을 책임졌다.
김 감독은 이미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는 토종 배려도 없을 것이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나갈 것"이라고 선언한 상황이다. 한화전 기록과 투수 컨디션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다.
미디어데이에도 롯데 선발투수를 알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데이는 시즌 개막에 앞서 팬들과 취재진이 함께한 가운데 열리는데, 매년 개막전 선발투수를 묻는 질문이 단골처럼 나온다. 대다수 감독들은 이날 선발투수를 공개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꼭 미디어데이에 이야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상대 감독인 김응룡 감독이 선발투수를 밝힌다 하더라도 "원래 규정으로 정해져 있는대로 개막 하루전인 28일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가 개막전 선발투수를 끝까지 숨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미리 선발투수를 밝혔는데 개막전 앞두고 그 선수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바꾸기도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내 머릿속 개막전 선발투수는 이미 정해졌다"며 웃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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