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하다가 그랬으니 뭐라 할 수도 없고 속만 타죠."
15일 삼성-롯데 시범경기를 앞둔 대구구장. 경기 전 만난 김시진 감독은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부상 소식에 표정이 밝지 않았다. 히메네스는 14일 구단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개인적으로 러닝훈련을 하다가 왼 허벅지 근육이 가볍게 찢어지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추후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경기에 나서기까지 약 4주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햄스트링 부상이 심하면 최소 8주는 걸리는데, 다행히 히메네스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MRI를 찍어 피가 얼마나 고였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롯데 5번 타자로 낙점받은 선수다. 작년까지 롯데는 장타력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히메네스를 영입하며 타선 무게감을 더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당분간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롯데는 그 자리를 장성호와 박종윤 등 기존 선수들로 채워야 한다.
히메네스 뿐이 아니다. 지난 6일에는 박기혁이 골절상을 입었다. 복귀에까지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와 연습경기에서 평범한 땅볼타구를 수비하다가 공이 불규칙바운드를 일으켜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입었다. 박기혁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다음날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자 검진을 받았는데 골절상 판정을 받았다.
이용훈 역시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작년 캠프에서 발목을 다친 뒤 계속해서 잔부상에 시달리던 이용훈은 올해 가고시마 전지훈련까지 모두 소화하며 재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최근 다시 어깨 통증이 도져 지금은 1군에서 제외되어 페이스를 늦추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둔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잇딴 부상소식에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독에게 선수 부상만큼 안타까운 소식은 없다. 김 감독은 "만약 문틈에 손이 끼는 것같이 부상을 당했으면 호되게 혼을 냈을 것이다. 하지만 히메네스나 박기혁 모두 운동하다가 부상을 당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수술을 받은 박기혁은 지난 13일 김시진 감독을 찾아와 인사를 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올해 박기혁이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 몸상태도 좋았다. 그런데 저렇게 부상을 당하니 할 말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했다.
이제 개막까지 2주, 롯데는 부상변수를 최대한 줄여야만 한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 시작 전부터 제대로 액땜을 한다"고 푸념하지만, 부상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나오면 안 된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