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 윤석민(28)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호투와 함께 행운의 구원승까지 올렸다. 시작이 좋다.
윤석민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시범경기에서 7회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티모어의 2-1 승리와 함께 윤석민은 구원승까지 거두며 데뷔전 호투의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윤석민은 시범경기 중반이 넘어간 이날에야 뒤늦게 데뷔전을 가졌다. 볼티모어 입단 계약이 늦었고, 취업 비자 문제로 시범경기 기간 동안 캐나다까지 다녀와야 했다. 때문에 윤석민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이날 윤석민은 구원으로 1이닝을 통보받았고, 1-1 동점으로 맞선 7회초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라몬 플로레스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시작한 윤석민은 그러나 흔들림 없이 후속 메이슨 윌리엄스를 우익수 뜬공, 카일 롤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키토 컬버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데뷔 첫 이닝을 깔끔하게 실점없이 막았다. 총 투구수는 11개에 불과했고 그 중 8개가 스트라이크. 최고 구속은 91마일(147km)이었다.
윤석민이 임무를 마친 뒤 볼티모어 타선이 힘을 냈다. 곧 이어진 7회말 델몬 영이 좌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대주자 저마일 윅스가 3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조나단 스쿱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2-1로 달아나는 점수였고, 8~9회 볼티모어 구원 대런 오데이와 에반 믹스가 실점없이 막아 윤석민의 구원승을 지켰다.
윤석민으로서는 여러모로 기분 좋은 데뷔전이었다. 안타 1개를 맞았을 뿐 공격적인 피칭과 움직임 좋은 변화구로 호평을 받았다. 현지 중계진에서도 피칭을 마친 후 윤석민과 인터뷰를 할 정도로 그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에드스미스 스타디움 역시 현지시간 토요일을 8602명으로 최다 관중이 찾아와 지켜봤다.
여기에 1이닝이지만 행운의 구원승까지 더해지며 미디어와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다. 미지의 선수였던 그가 성공적인 피칭으로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까지 됐으니 좋은 첫 인상을 남기게 된 셈이다. 그동안 유독 불운이 많이 따랐던 윤석민이었지만 이날은 기분 좋은 행운이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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