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수’ 박민우 “김윤철 감독님 덕에 최고 순정남 탄생했죠”[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3.16 11: 12

남자와 여자, 며느리와 시어머니, 친구, 심지어 차와 주인 사이에 궁합이라는 게 있듯이 배우에게 작품 또는 상대배우, 감독과의 궁합이 중요하다.
불편한 옷을 입었을 때 태가 잘 안 나는 것처럼 서로 잘 맞는 두 존재가 만났을 때는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배우 박민우가 JTBC 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사수)에 출연한 것처럼 말이다. 박민우는 ‘우사수’의 김윤철 감독을 만나 최고의 순정남을 탄생시켰다.
박민우가 ‘우사수’에서 맡은 역할은 최윤석. 김선미(김유미 분)을 짝사랑하는 연하남으로 분해 순애보적인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꽤나 아프게 했고 연하남답게 귀여운 눈웃음으로 달달함을 선사했다.

극 중 선미와 만나면서 사랑을 나누기도 했지만 다른 남자에게 가서 자신을 거부하는 선미에게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던 박민우는 가슴 시린 눈빛과 순수한 마음으로 보호본능을 무한 자극하기도 했다. 박민우가 이토록 여심을 들었다 놨다 했던 윤석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건 김윤철 감독의 섬세한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윤철 감독님이 저를 잘 다루셨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5회까지는 두고 보셨다가 손질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따라가는 게 힘들었어요. 어려운 디렉팅이였어요. 시간이 지나서야 감독님이 왜 그런 말씀을 하고 주문했는지 알았죠.”
박민우는 첫 회에서는 ‘왜 이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질한 집착남의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호텔에 있는 선미를 기다렸던 윤석. 키도 크고 잘생긴 이 남자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갈수록 멋있는 순애보가 돼갔다. 이 또한 김윤철 감독 덕이었다. 박민우는 ‘우사수’를 통해 얻은 사람은 김윤철 감독이라고 대답했을 만큼 믿음이 컸다.
“선배님들이 네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하는 것도 맞지만 감독님들이 요구하는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요. 감독님 말씀 따라가니까 얻는 게 많았어요. 제가 연기를 이해 못하면 선배님들이 앞에 다 계시는데도 끊어놓고 저와 5분이든, 10분이든 대화했어요. 정말 선배님들께 죄송했는데 다들 괜찮다고 하셨어요. 그 이유가 김윤철 감독님의 디렉팅이 어려웠고 섬세하셨기 때문에 선배님들이 이해해주셨죠.”
지켜주고 싶은 연하남 윤석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데는 그의 성격과 경험도 한몫했다.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 그리고 과거 연애경험이 윤석에 빙의될 수 있게 해줬다. 특히 보통 신인들은 풋풋하거나 발랄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하고 싶어 하지만 박민우는 사랑의 바보인 윤석에 도전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읽자마자 정말 하고 싶었어요. 오디션 대사가 선미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다음 날 사무실에서 얘기하는 장면이었어요. 나한테도 그런 순애보적인 면이 있는데 정말 하고 싶었죠. 감독님이 윤석과 맞지 않는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좋아하셔서 정말 기뻤죠.”
결국 박민우는 윤석 캐릭터를 통해 연기의 폭을 넓혔고 팬층도 다양해졌다. 그간 어린 팬부터 누나팬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젠 어머니 팬들도 생겼다. 좋은 신호다.
“주변에서 어머님들이 좋아해 주세요. 마트에서 촬영할 때가 있었는데 어머님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더라고요.(웃음). 그리고 누나가 결혼했는데 누나가 카카오 스토리에 저와 찍은 사진을 올려놓으면 동네 주부님들이 ‘이런 남자 어디 있냐’, ‘이래서 결혼 늦게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모델 같은 긴 기럭지와 상대방까지 기분 좋게 하는 보조개 미소, 순애보적인 성격, 그리고 박민우가 앞으로 더욱 여심을 끌어당길 또 하나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유머러스한 성격. 박민우는 인터뷰하는 동안 간간이 유머로 분위기를 띄우고 특유의 밝은 웃음으로 좋은 에너지를 전했다.
“저는 하루 종일 장난쳐요. 어렸을 때는 진지한 면이 많았는데 그게 상대방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걸 알고 그걸 덜어내기 위해 농담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쳐요. 말장난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개그콘서트’ 보고 따라 하기도 해요. 주변에서 하지 말라고 말리는데 재미있어요. 저는 유머러스한 남자가 되고 싶어요. 유머러스한 남자가 좋은 남자라고 생각해요. 최민식 선배님도, 브래드 피트도 그렇고 진지한 사람이지만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모습이 멋있어요.”
마냥 순수한 소년 같은 박민우는 자신이 좋은 남자가 되기 위해, 그리고 배우로서 자신을 컨트롤하고 노력하는 남자였다. 승부욕이 강한 성격이 연기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면 제어하고 초심을 찾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는 배우였다.
“승부욕이 강한데 고치는데 오래 걸렸어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하는 성격이었는데 이젠 안 그래요. 꼭 이겨야 하고 집착하는 게 있었는데 한 번 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살아요. 그리고 어느 순간 초심을 잃었어요. 그래서 지난해 아르바이트로 서빙도 했어요. 지인 가게에서 일했는데 과거 제가 아르바이트했던 때를 생각하면서 초심을 찾는 작업을 했어요.”
재미있게 농담을 하던 박민우가 연기에 대한 얘기에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차분히 자신의 목표를 말했다. 건강한 방법, 올바른 길을 통해 배우가 되려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한다, 잘한다’라고 칭찬해주고 싶은 기분이 절로 들 정도였다.
“제가 배우로서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너는 이런저런 역할 다 어울리는 마스크다’, ‘너는 천천히 가야 잘 될 애다’예요. 한 번에 크게 되기보다는 차근차근 올라가서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20대에 많은 경험을 해서 30대에 폭넓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 최민식 선배님처럼 연기폭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kangsj@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