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부진 속 빛난 임창용 호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6 13: 58

개막 로스터 진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임창용(38, 시카고 컵스)이 호투했다. 반면 몇몇 경쟁자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임창용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시범경기에서 0-4로 뒤진 6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로 세 번의 시범경기를 소화한 임창용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9.00에서 6.00으로 낮아졌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았다. 지난 12일 콜로라도전에서 홈런을 얻어맞으며 2실점했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첫 타자 맥스웰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임창용은 맥도널드를 1루수 땅볼, 에이브너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간단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 구속은 94마일(151.3㎞)가 나왔다. 시범경기 들어 가장 빠른 축에 속하는 구속으로 몸 상태가 점점 올라오고 있음을 과시했다. 최근 임창용을 괴롭혔던 제구 문제도 없었다.

이런 임창용에 비해 경쟁자들은 부진했다. 이날 컵스는 팀을 두 개로 나누어 경기를 치렀다. 2차 로스터 정리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실험해보기 위한 방편이었다. 많은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불펜 투수 중 가장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한 선수가 바로 임창용, 그리고 임창용 앞에 등판해 다시 좋은 투구를 보인 페트로 스트롭이었다.
반면 같은 시간 뉴욕 메츠와 경기를 치렀던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발로 나선 와다부터가 2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로스컵은 ⅔이닝 1홈런 2볼넷 3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그림도 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렸다. 두 선수는 컵스 불펜 경쟁에서 그나마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투수들이었지만 이날 투구 내용은 벤치에 고민을 안겼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컵스 불펜은 한 경기 성적에 따라 많은 이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구조다.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등장해 혼전 양상은 더해졌다. 결국 시범경기 막판까지 벤치의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임창용도 벤치가 고려하는 후보 중 하나에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임창용의 이날 1이닝 퍼펙트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나가고 있지는 못하지만 역전의 발판은 어느 정도 마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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