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서 아역 배우들의 저력이 눈부신 요즘이다.
지난 1월 개봉한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은 충무로에서 여성 원톱 주연은 흥행이 어렵다는 편견을 밝고 경쾌하게 깬 사례. 840만여명을 동원했다. 영화는 20대의 꽃처녀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심은경이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폭풍 관객을 모았는데, 이는 전 연령층이 이 영화를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의 설정과 내용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종종 봐 왔던 것이지만 한국영화로서는 새로운 도전이었던 작품.

이런 영화일수록 연출과 배우의 시너지가 중요한데, 쟁쟁한 주변 등장인물을 아우르며 극을 이끌어나가야 했던 심은경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불구, '말 되지 않은 상황'을 말이 되게 하는 능력으로 소재의 낯설음을 커버했다. 역대 휴먼드라마 중 흥행 2위에 올라섰다.
이어 그 바통을 지난 13일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의 고아성, 김향기가 이어받았다. 아역배우들이 극의 중심을 탄탄히 잡으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엄밀히말하면 아역을 위한 영화다.
'우아한 거짓말'은 지난 15일 하루 동안 전국 관객 18만 7306명을 동원, 누적 관객수 33만 5099명(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과 언니 만지(고아성),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배급사 측에 따르면 '우아한 거짓말'은 20, 30대 젊은 관객은 물론이고 40대 이상 중 장년층의 높은 예매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전날 대비 140%가 증가한 관객수다.
나란히 개봉한 김고은, 이민기 주연 '몬스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영화의 정서와 메시지에 대한 입소문이 있었다. 특히 오랜동안 영화의 여운에 힘들어했다던 고아성, 깅향기의 열연이 볼 만하다.
그런가하면 지난 10월 개봉한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여진구가 김윤석, 조진웅, 김성균, 장현성 등 굵직한 배우들 사이에서 극을 이끌어갔고, 그는 이제 200여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 '권법'의 주인공이 되기에 이르렀다. 성인들과 함께 연기했을 때, 오히려 연기력이나 존재력에서 성인 배우가 밀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이와 어른 사이의 특별한 위치에 놓인 미묘한 매력도 인기에 한 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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