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빼면 단 24점’ 전자랜드 또 ‘포웰 의존증’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16 16: 22

‘포웰 의존증’이 도진 전자랜드가 벼랑 끝에 몰렸다.
인천 전자랜드는 1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부산 KT에게 64-75로 크게 졌다. 1승 2패로 리드를 빼앗긴 전자랜드는 오는 18일 4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불리한 입장이 됐다.
시작부터 꼬였다. 전자랜드는 정병국을 제외하면 제대로 득점하는 국내선수가 없었다. 1쿼터 단 8점에 묶인 전자랜드는 포웰, 찰스 로드, 정병국 세 명만 득점에 성공했다. 2쿼터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전에 포웰과 로드를 제외하면 득점한 선수가 정병국 혼자였다. 정병국이 12점을 폭발시키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접어야 하는 승부였다.

국내 에이스 정영삼은 3쿼터 자유투로 1득점을 올렸다. 이날 그가 올린 득점의 전부였다. 박성진 역시 지독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쿼터 종료 3분을 남긴 시점까지 정병국(14점)을 제외한 전자랜드 국내선수들의 득점은 총 9점에 불과했다.
이후 KT는 주전을 모두 빼는 등 조였던 수비를 풀어줬다. 전자랜드 국내선수들은 15점을 더 보탰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날 포웰(8점), 로드(18점), 정병국(14점)이 올린 점수는 총 40점으로 팀득점의 63%나 차지했다.
4쿼터 작전시간을 부른 유도훈 감독은 “오늘만 경기가 아니잖아. 활발하게 움직여. 약속된 대로 하라고. 0-0이라고 생각해”라고 강조하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애썼다. 그제야 선수들이 슛이 조금씩 터졌다. 국내선수들의 득점부진은 기량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큰 셈이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인 탓이다.
요즘 포웰은 경기시작 두 시간 전부터 김상규, 박성진 등을 데리고 슛팅연습을 함께 한다. 자신감을 주기 위한 ‘포주장’의 비책이다. 하지만 전자랜드 선수들은 3차전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정영삼과 박성진, 차바위 등의 득점이 터지지 않는다면 전자랜드는 4차전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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