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았구나!"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만큼 기쁨이 두 배 이상이었다. 김민수(24, 볼빅)는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민수는 16일 경기 시흥 화인비전스크린에서 끝난 2013-2014 삼성증권 mPOP GTOUR 챔피언십(총상금 1억 원) 골프존비전 시스템의 골프내셔널 알바트로스 CC(파72, 6574m) 2라운드에서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16번홀까지 3타차로 뒤져 있었던 김민수였지만 마지막 두 홀에서 이 간격을 좁히며 연장에 돌입, 두 번째 연장전에서 감격을 누렸다.

이로써 썸머 2차, 윈터 2,3차 대회 우승에 이어 시즌 4승에 성공한 김민수는 이번 시즌 다승(4승), 상금(7250만 원), 대상포인트(347점) 타이틀을 모두 독식했다. 지난 시즌 2승이었던 김민수는 이번 4승을 합해 6승으로 GTOUR 통산 최다승을 기록했다. 또 지난 시즌 상금 3053만 원과 올 시즌 상금 7250만 원을 합해 1억303만 원으로 GTOUR 사상 처음으로 누적 상금 1억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경기 직후 혼잣말로 '잡았구나'라고 환호한 김민수는 "아직 손이 떨린다. 챔피언십답게 연장전까지 갔다"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 또 김민수는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손장난이 심했다.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안된 상태였다"면서 "3타차가 난 후에는 '물고 뜯는다'는 생각으로 쳤다. 17번홀과 18번홀에서 버디, 이글 계획을 세웠는데 그대로 됐다. 지금까지 우승 중 가장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실제 김민수는 17번홀 티샷을 치기 전 채성민에게 "17번홀과 18번홀에서 버디, 이글을 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에 그린에 올린 뒤 버디를 기록한 김민수는 18번홀(파5)에서도 세컨드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는데 성공했다. 말이 아닌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에 채성민도 "민수형이 그렇게 말하길래 '설마' 했다"고 밝혔을 정도.
김민수는 "사실 14번홀 OB 이후 화가 많이 났다. 3타차가 나면서는 소극적이던 플레이에서 지르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가져갔다. '해볼 건 해보자'는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라이벌 채성민(20, 골프존 아카데미)과의 맞대결에서도 승리, 김민수는 뜻깊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시즌 3승에 상금 4109만 원, 대상포인트 178점으로 2위를 질주하고 있던 채성민이 우승할 경우 김민수로서는 다승을 포함 상금, 대상포인트 랭킹까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민수는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지만 라이벌 채성민에게 많이 미안하기도 하다"면서도 "워낙 잘치는 후배인 만큼 1부 투어에서 같이 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채성민을 독려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수는 "여름에는 연습을 하지 못한 데 비해 결과가 좋았다. 겨울에는 '세븐언더'라는 모임에서 1주일에 2~3번 함께 하며 연습을 한 것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면서 "올 한 해 좋은 출발인 것 같다. 일본 쪽 대회 참가 계획을 잡고 있다. 그동안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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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