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올 시즌 모토니시 아츠히로를 새 주루, 작전코치로 영입했다. 모토니시 코치는 시범경기부터 주자들에게 적극적인 주루를 주문하면서 올 시즌 롯데의 팀컬러를 미리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롯데는 0-0으로 맞선 4회 1사 만루에서 황재균이 내야안타를 쳤다. 3루에 있던 최준석은 천천히 홈을 밟았고, 2루에 있던 전준우까지 홈으로 쇄도했다. 모토니시 3루 주루코치는 전준우를 바라보며 힘차게 팔을 풍차처럼 돌렸고, 전준우는 홈에서 간발의 차로 세이프 됐다.
이때 홈에서 전준우와 삼성 포수 이흥련은 가벼운 충돌을 했다. 보통 시범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는 부상방지를 위해 충돌을 자제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몸을 사리기보다 적극적으로 홈을 파고든다. 강민호도 9일 마산 NC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주루플레이로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시범경기라고 적당히 하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뛰는 건 선수들이 본능적으로 해야 할일이다. 지금부터 익숙하게 해야 실전에서도 그렇게 뛴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짧은 안타 때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는 주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인은 주루코치가 내는 것이지만 주자도 마음속으로 '홈으로 들어가야겠다'는 각오로 뛰어야 홈에서 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적극적인 주루가 모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롯데는 5회 2사 2루에서 장성호의 내야안타가 나왔다. 2루수 나바로가 깊숙하게 수비하고 있다가 안타성 타구를 따라가 잡고 1루에 송구했지만 장성호 발이 빨랐다. 이때 2루에 있던 손아섭은 3루를 거쳐 홈까지 쇄도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렇지만 손아섭은 홈에서 정확한 송구에 걸려 아웃됐다.
6회에도 한 번 더 이런 장면이 나왔다. 1사 만루에서 이승화가 좌익수 앞 짧은 안타를 쳤다. 3루주자 용덕한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지만 2루에 있던 대주자 오승택은 삼성 좌익수 문선엽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홈에서 아웃됐다. 이때도 모토니시 코치는 힘차게 팔을 돌렸다.
모토니시 코치는 주자가 홈에서 아웃된 것보다 3루까지 뛰지 않은 1루 주자 신본기를 나무랐다. 어차피 공이 홈으로 송구됐으니 3루로 뛰기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는 것. 선수들은 언제든지 한 베이스 더 뛴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게 모토니시 코치 지론이다.
과거 로이스터 전 감독시절 롯데는 이른바 '노피어 주루'라고 불릴 정도로 공격적으로 뛰었다.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성공한다면 득점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지만, 만약 아웃된다면 분위기는 급속하게 가라앉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길게 시즌을 보면 공격적으로 뛰는 것이 더 많은 득점을 올린다고 믿는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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