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외국인 투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화 앤드류 앨버스(29)가 베일을 벗었다. 2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정확한 평가와 전망을 내리기 어렵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메이저리그 완봉승 투수로 100% 힘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앨버스는 지난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와 첫 선을 보였다. 2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총 투구수는 41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 138km였다.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 한차례 라이브피칭을 거친 뒤 실전등판이라는 점에서 완전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 앨버스, "아직 100% 컨디션 아니다"

이날 앨버스는 1회 LG 1번타자 박용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정의윤과 조쉬 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컨트롤 투수라는 평가와 달리 제구가 뜻대로 안 됐고, 경기장 분위기에도 낯설어 하는 모습이었다. 앨버스는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성훈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 추가 실점을 막은 앨버스는 2회 가볍게 삼자범퇴로 끝내며 안정감을 보였다. 그는 "첫 경기치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내 컨디션을 찾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며 "경기 초반에 직구의 제구가 잡히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개막까지 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앨버스는 "아직 100% 상태가 아니지만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허리는 이제 아프지 않고 괜찮아지만 팔 상태가 제대로 안 올라왔다"며 "개막까지 2주 정도 시간이 남아있으니 지금보다 구속을 3~4km 정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심판, "볼끝 좋아, 모든 것 안 보여준 듯"
이날 경기 주심을 맡아 앨버스의 첫 피칭을 지켜본 김성철 심판위원은 "직구가 깨끗하지만 볼끝이 좋은 편이다.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도 힘있게 들어온다. 제구도 스트라이크와 볼을 비슷하게 던지더라.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점도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인터벌이 짧고, 스윙을 유도하는 피칭이 좋았다.
이어 김성철 심판은 "변화구는 생각보다 단조로웠고,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2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아직 다 보여준 게 아닌 듯하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날 앨버스는 메이저리그 시절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커브보다 투심·슬라이더를 더많이 구사했다. 이것저것 테스트하며 주무기를 감춰두는 인상도 없지 않았다.
앨버스는 볼끝이 좋다는 평가에 대해 "난 컨트롤 투수다. 직구 제구부터 잡는 게 우선이다. 첫 경기는 투구 감각을 익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100% 전력을 보여주지 않은 앨버스가 과연 언제쯤 전년도 빅리그 완봉승 투수의 위엄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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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