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여운 펭귄들이 또 있을까. 뒤뚱뒤뚱 처음 타 본 스케이트를 발에 달고 익숙하지 않은 솜씨로 빙판을 걷는 아이들의 모습은 잘 하진 못했어도 아빠들과 선생님들, 나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마구 끌어당길만큼 사랑스러웠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이하 '아빠어디가')에서는 2014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조해리, 이상화, 박승희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는 시간을 갖게 된 아이들과 아빠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이들은 세 명의 예쁜 선생님들이 등장하자마자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소치 올림픽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모습을 본 것. 세 선수들의 등장 덕분인지 아이들은 모두 스케이트 타기에 열중했다. 선생님들 역시 TV로만 보던 아이들의 모습에 "귀엽다"를 연발하며 한 사람 한 사람 정성스럽게 스케이트를 가르쳤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방송 말미 선생님들까지 합세해 펼쳐진 계주 경기. 아마추어들의 어설픈 스케이트 경기는 보는 이들에게는 웃음을, 타는 이들에게는 승부욕을 자극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것은 윤후와 임찬형이였다. 이상화로부터 "재능이 있다"고 특별한 칭찬을 들었던 두 아이는 자존심 때문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한 층 실력으로 스케이트를 타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지켜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줬던 것은 성빈과 안리환의 경기였다. 두 아이 모두 이날 처음 스케이트를 타 본 터라 계주 경기라기 보다는 아장아장 걷는 모습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성빈과 안리환은 한 치의 양보없는 게임을 선보였다. '꽈당'하고 연신 넘어지면서도 벌떡 일어나 뒤뚱뒤뚱 달려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좌중을 폭소케 했다.
결국 두 아이는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고 김성주와 윤민수가 배턴 터치를 받아 경기를 이어나갔다. 아빠들의 경기 역시 의도치않은 몸개그가 남발됐다. 특히 발에 맞는 스케이트가 없어 비닐을 신고 달려야했던 안정환과 성동일의 경기는 왠지 모를 짠한 감정을 자아냈다.
승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경기가 끝난 후 모두 금메달을 받았다. 빙판 위에서는 누구도 예외없이 몸개그를 펼쳐야했고, 이는 아빠와 아이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세 선수들의 정성스런 코치도 감동을 줬다. 세 사람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칭찬을 던졌고, "재능이 있다", "잘 탄다", "잘했다"며 끊임없이 보내주는 격려에 아이들은 힘을 얻어 스케이트를 즐기게 됐다. 이런 선생님들의 관심은 두려워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던 안리환이 빙판 위에서 첫걸음을 떼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튼튼캠프는 그간 아빠와 함께 시골에 여행을 가서 시간을 보내는 '아빠어디가'의 전형적인 여행과는 다른, 새롭게 시도된 기획이다.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무엇인가는 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모습과 같았지만, 선생님과 함께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즐기는 형식은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아이들도, 아빠들도 사랑스런 매력이 대방출된 튼튼캠프 다음 이야기가 기대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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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