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e스포츠 리그 LOL 챔피언스(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이 개막했습니다. 개막 첫주에서 화제를 꼽는다면 단연 연승가도를 이어가던 SK텔레콤 K의 연승행진이 '19'에서 멈춘 사건이겠죠. 세대교체를 완성한 CJ 프로스트의 약진도 돋보였고요. 한층 탄탄해진 IM 1팀 2팀의 경기력도 ‘롤챔스’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개막전 경기부터 화제가 끊이지 않았던 '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이 마침내 막을 올렸습니다. 온게임넷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 그의 막힘없는 시각으로 돌아봤습니다. 두번째 클템의 젠부샤스를 만나보시죠. [편집자 주]
- 롤챔스 스프링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개막전부터 정말 화제였는데요. 특히 적수가 없다고 평가받던 SK텔레콤 K의 패배는 충격 이상 이었습니다. 앞선 경기서 17-1이라는 완벽한 스코어로 승리했던 K가 두번째 판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경기 흐름이 끊이면서 S에 무너졌죠? K의 패배를 이현우 해설은 어떻게 보시나요?

▲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세계에서 영원한 승리, 무적은 불가능하니까요. 단지 그 패배당시 제가 당황했던 건 K의 이미지가 마치 예전 스페인의 무적함대 '아르마다'를 연상케 할 정도로 강렬해서일까요? 그런 K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그 무적이라고 칭송받던 아르마다도 영국해군한테 거짓말처럼 졌죠.) LOL은 참 묘한 게임입니다. 팀게임이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멘탈'이라는 요소가 굉장히 중요하죠. LOL을 즐기는 유저분들 중에 다이긴 게임을 멘탈이 승천하여 역전 당하신 경험이 없는 유저분이 계실까요?

거기다가 요즘 메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라인전, 그로인한 스노우볼링. 이 요소까지 더해져 굉장히 기묘한 결과가 종종 나올 때가 있습니다. 분명 양 팀의 실력은 비슷한데 엄청난 격차로 승패가 갈린다든가, 한 팀의 실력이 앞서지만 조금의 실수, 방심으로 패배를 당한다든가,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한 승패결과가 나타나기 일쑤인거죠. 예전 제가 선수를 하던 시절 강민 해설위원님이 해주신 말이 있습니다. '1등과 2등이 실력은 종이한장 차이일지 몰라도 결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그 말의 의미를 우승을 할땐 몰랐는데, 롤드컵에서 준우승을 하고나서 뼈저리게 아주 뼈가 흔들리게 느꼈죠.)
간단히 말해 95점과 94점은 1점차이지만 1등급과 2등급을 가릅니다. 그래서 프로들이 그 1점을 위해 죽기 살기로 연습하구요. LOL판 초기에는 팀들 간의 실력차이가 확연히 났습니다. 그래서 그 실력대로 줄 세우기가 쉽게 가능했고 변수는 많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많은 팀들이 90점대로 올라왔고 K는 그들과 불과 1~2점 차이 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K라도 설령 K의 할아버님이 와도 멘탈이 흔들리고 방심과 실수가 이어지면 패배합니다.
지금의 LOL은 어느팀이 이겨도, 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게 제가 LOL을 끊임없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다음 롤챔스 경기들이 너무 기대됩니다.
- 만약 K가 진출하지 못하거나 또는 2위로 올라가는 상황이 생기면 이번 롤챔스 판도는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 합니다.
▲ 아무리 K가 내전에서 1패를 했다 그래도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은 막상 상상이 잘 안되긴 합니다. K는 지금 롤판을 천하통일한 황제이기에 만약 K가 흔들린다면 LOL은 수많은 각지의 영주들이 들고 일어나며 다시 춘추전국시대가 되겠죠. 흥분됩니다.

- S팀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화제 같아요. 지난 시즌 K와 블레이즈에 밀려서 8강행이 좌절했던 S가 과연 이번시즌에는 어느정도 까지 올라갈수 있을까요?
▲ S팀을 보고 있으면 마치 초창기 프로스트와 블레이즈가 생각납니다. 분명 실력은 블레이즈가 프로스트에 못지 않았지만, 모든 이들의 관심, 이슈는 모두 프로스트의 차지였죠. 블레이즈는 묵묵히 칼을 갈았고 결국 프로스트를 상대로 우승함으로써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K팀에 가려진 S팀한테는 이번 시즌이 그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갈았던 칼이 만약 예리하다면 4강 이상은 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 전통의 명가 CJ와 나진의 짜임새가 무척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한 주 였습니다. 리빌딩을 완성한 프로스트는 '롤 마스터즈'와 '롤챔스'서 불꽃같은 경기력을 뿜어냈습니다. 특히 프로스트의 새로운 정글러 '스위프트' 백다훈은 프로스트 역대 정글러 중 가장 강력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였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우스갯소리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 저의 진심어린 바람도 포함됐습니다. 프로스트가 잘 나갈때는 미드정글이 캐리했었고, 부진 할 때는 역시 미드정글이 힘을 쓰지 못했었습니다. 저도 그런부분에서 책임을 느꼈으며 꼭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그래주기를 바라는 저의 소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백다훈 선수의 경우, 직접 가서 살펴본 결과 나이답지 않은 '똑똑한' 정글러 였으며 거기에 피지컬 능력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정말 개인적으로 거는 기대가 큽니다. 프체정에서 그치지 말고 세체정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 끝날 것 까지 않았던 무승부 행진을 멈춘 나진 소드도 화제 였어요. 침체의 터널에 빠져 있던 소드에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요즘 폼이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받던 프레이선수가 트위치로 다소 과감(?)하게 플레이하며 멋지게 캐리를 해낼때 느꼈습니다. '소드의 부진은 이제 끝' 나진소드의 흥망성쇠는 프레이선수와 굉장히 밀접합니다. 챔프조합 자체가 AD하드캐리 조합을 굉장히 즐겨쓰는 팀이 나진소드이기 때문입니다. 프레이선수가 다시 폼이 올라왔고 다른 라이너들도 굉장히 안정적인 이상 소드의 앞날은 탄탄합니다. 잘 참았습니다. 이제 명검으로 소문난 '나진 블랙 소드'로 모든 것을 베어버릴 일만 남았죠.

- '우리 IM이 달라졌어요'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IM이 요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국 롤챔스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확실하게 IM은 달라졌습니다. 잘합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예전처럼 허무하게 지지않고 항상 이길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며, 불리할 땐 빠지고 유리할땐 들어갈 줄 압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는법 아니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이 IM이 밥을 먹을지, 다시 뱉을지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과 팬분들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저는 IM이 비상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파이팅!!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