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승 맛이 어떤지 압니다. 그러니까 더 우승하려고 할 겁니다."
신치용 감독의 선전포고에 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하는 두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챔피언의 자리를 두고 다퉈야하는 세 팀 감독들은 1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포스트시즌 남자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 포스트시즌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이날 남자부 미디어데이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신치용 감독과 고희진, 2위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김호철 감독과 최태웅, 3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의 김종민 감독과 강민웅이 참석해 각오를 전했다.

이번 포스트 시즌은 전통의 명가 부활을 노리는 현대캐피탈, 최근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속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고자 하는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 7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화재에 도전하는 형국이 됐다. 세 팀 모두 그 어느 때보다 '이번만큼은 우승'을 외치는 목소리가 간절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이 선두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시즌도 어렵게 어렵게 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그 어느 해보다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그 간절함을 믿는다"는 것.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감독을 하면서 올 시즌이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여기까지 왔고, 남은 생각은 하나뿐이다. 일단 플레이오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전에서 승리하는 것만을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시즌 전 출사표에서도 밝혔듯, 우리는 선수를 믿는다"고 짧고 굵게 답했다.
두 팀의 각오를 들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위를 해서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두 팀이)플레이오프에서 3-2, 3-2, 3-2로 경기해서 3차전까지 하고 올라오면 좋겠다"고 덧붙여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두 김 감독의 입가에는 쓴웃음이 어렸다.
신 감독은 이어 "우승을 해봐서 선수들도 우승 맛이 어떤지 안다. 그러니까 우승하려고 할 것"이라며 삼성화재가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통산 7회 우승이라는 압도적 결과를 자랑하는 삼성화재의 감독다운 말이었고, 우승을 노리는 두 팀에 대한 강렬한 선전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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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