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금연 여행이 오히려 흡연 조장? 아이러니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03.17 15: 53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이 금연 여행으로 좋은 취지와 목적을 전달했다. 대다수가 흡연자였던 멤버들은 강제로 빼앗긴 담배에 절망했고 그럴수록 반대로 시청자는 웃었다. 그러나 주제가 담배였던 만큼 흡연자를 비롯해 담배를 끊고 있었던 많은 시청자들은 어쩔 수 없는 '흡연 욕구'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방송된 '1박 2일'은 금연 여행 2탄으로 꾸며지며 비흡연자에게도, 흡연자에게도 큰 웃음을 안겼다. 그 결과 '1박 2일'은 일요일 황금 시간대 코너별 1위를 차지했다. 전국기준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제공)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받으며 방송되고 있는 만큼 '1박 2일'은 웃음과 감동, 때로는 교훈도 함께 주고 있다. 그 상황에서 '금연'과 '담배'라는 소재는 새롭고 취지는 적합했지만, 지속적으로 담배에 대한 이야기가 예능화되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게 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좋은 취지로서 큰 웃음을 선사한 것에 호평했다. 특히 비흡연자 시청자들은 흡연 욕구에 힘들어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니코틴패스'라는 별명이 붙은 김주혁에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흡연 경험이 있거나 지속되고 있는 일부 시청자들은 금연 여행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흡연 욕구를 느꼈다는 의견이다. 소재가 담배였던 만큼 담배와 라이터가 연이어 등장했고, 담배에 목마른 멤버들의 모습이 오히려 흡연 욕구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것. 
더욱이 금연을 실천 중이던 시청자들에게는 멤버들의 모습에 공감과 유혹을 동시에 느낄 법 했다. 취지와는 다른 아이러니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 
실제로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매체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올 경우 시청자들이 느끼는 흡연 욕구는 크게 치솟았다. 영화에서도 흡연 장면이 많이 나오면 실제로 관객들이 영화를 마치고 극장에서 나와 흡연을 한다는 조사도 보도된 바 있다. 
'1박 2일'은 이제 주말 황금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남녀노소에게 두루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 이런 논란거리가 나온 것은 그 만큼 커진 영향력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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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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