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쇼트트랙이 소치 동계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씻었다. 하지만 슈퍼스타는 없었다.
201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지난 15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막해 3일 간의 열전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에도 ‘태극낭자’들의 성적표가 두드러졌다.
여자 1500m 결승전에서 심석희, 김아랑, 박승희는 나란히 금은동을 차지했다. 여자 500m에서는 박승희가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에서 넘어져 동메달을 땄던 한을 씻었다. 여자 1000m에서는 심석희와 박승희가 나란히 1,2위로 골인했다. 심석희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은 3000m 계주에서는 아쉽게 실격을 당했다.

한국낭자들은 금4은2동1의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금메달 세 개를 딴 심석희는 총 102점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73점의 박승희가 2위에 올랐다. 24점의 김아랑은 6위를 기록했다.
반면 남자대표팀은 소치 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씻는데 만족해야 했다. 1500m 결승전에서 박세영은 안현수를 4위로 밀어내고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의 체면을 세웠다. 박세영은 10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남자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개인전에서 돋보이는 슈퍼스타는 없었다. 캐나다의 챨스 해믈린은 1500m에서 정상을 밟았다. 500m 금메달은 중국의 우다징이 차지했다.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은 안현수와 J.R. 셀스키가 각각 우승했다.
총점 63점을 기록한 안현수는 라이벌 J.R.셀스키(미국, 55점)와 찰스 해믈린(캐나다, 48점)을 따돌리고 2007년 이후 첫 개인종합 1위에 등극했다. 반면 한국은 박세영(단국대)이 총점 34점으로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이한빈(성남시청, 3점)은 9위, 신다운(서울시청, 2점)은 10위를 기록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남자대표팀은 유독 심하게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올림픽 노메달을 단순한 ‘불운’으로 치부하기에는 라이벌들과 비교해 실력이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김기훈-채지훈-김동성-안현수의 명맥을 잇는 슈퍼스타가 없다.
한국 남자쇼트트랙은 2009년 이호석부터 지난해 신다운까지 5년 연속 세계챔피언을 배출했다. 그런데 올해처럼 한국이 개인종합 3위 안에 아무도 들지 못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한국이 세계정상권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이제 한국은 중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의 정상급 선수들을 뒤쫓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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