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남’ 남편 자랑 아내들, 기분 좋은 염장질인가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3.17 16: 43

‘99인의 여자를 만족시키는 남자’(이하 99만남)의 남편자랑녀들이 때로는 남편과의 닭살행각으로 컴백녀들의 가슴을 시리게 하기도 하고 절절한 사연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JTBC ‘99만남’은 세상 모든 결혼한 여자들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인 ‘내 남편은 몇 점짜리 남편일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99명의 돌싱녀들이 세 쌍의 부부 중 최고의 남편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남편에게는 하와이 여행권이 주어진다.
지난 2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99만남’에 출연한 부부는 총 아홉 커플. 그 중 컴백녀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어 하와이로 두 번째 신혼여행을 떠난 커플은 두 커플이다.

보통 부부들이 서로의 배우자에 대한 애정표현이나 칭찬의 말에 매우 인색한 가운데 ‘99만남’에 출연한 아내들의 남편자랑은 낯설고 어색했고 시청자들의 염장을 질렀다. 남편자랑녀들은 다른 세상에서 온 여자들 같았다.
‘연봉 빵빵 파일럿’의 아내가 남편의 자랑거리 중 하나로 부부관계를 의미하는 ‘17일 연속 하트’를 꼽고, 집에서만 큰일을 보는 아내를 위해 화장실 셔틀을 해주는 남편, 밤마다 발가락에 키스해주는 남편 등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최고의 남편들이 줄을 이어 나왔다.
이런 남편들의 등장에 심기가 불편한 사람은 컴백녀(돌싱녀)로 이뤄진 99명의 평가단. 사랑에 크게 아파해봤고 가슴에 상처도 있기에 그 누구보다 남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컴백녀들은 아내들의 끊임없는 남편자랑에 기가 막혀 했고 공격적으로 질문하기도 했다.
남편이 등장하면 컴백녀들의 반응은 더욱 거셌다. 남편을 평가하기 전 컴백녀들이 쏟아내는 질문은 마치 청문회 수준이었다. “초혼이 맞냐”,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데 한 번도 하기 싫었던 적 없냐” 등 MC 신동엽도 당황스럽게 하는 독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남편자랑녀에 이어 남편들도 아내를 자랑하는 모습도 컴백녀들의 염장을 질렀다.
그러나 컴백녀와 안방에서 ‘99만남’을 보고 있는 부부 시청자들의 화를 돋우는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로에게 소홀해진 부부에게는 관계를 개선하는데 자극제가 될 만한 내용이 분명 있었다. 아내들이 괜히 남편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었고 남편들도 아내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
배우자를 존중하고 아껴주고 배려해주고 서로의 가족에게도 진심으로 소중하게 대하는 등 각자의 노력이 남편자랑녀, 그리고 아내자랑남을 만들었다. 지난 16일 방송에 출연, 두 번째 하와이 여행의 주인공이 된 ‘30년차 잉꼬남편’은 백지영, 문지애뿐만 아니라 컴백녀들까지 울렸다.
아내는 호텔요리사인 남편이 결혼 30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팔베개를 해주고 매년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준다고 자랑, 컴백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 부부 또한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이 잉꼬부부로 불리는 이유였다.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전근 갔다가 다시 남편만 서울로 가야 했을 때 혼자서 2년 동안 시아버지를 모셨던 아내는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정성껏 돌보고 바쁜 남편을 대신해 임종까지 지켰던 것. 그리고 남편 또한 아내의 장모님을 자신의 어머니처럼 대했다.
부부들의 자랑은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컴백녀들과 시청자들에게는 기분 좋은 염장질이었다. 앞으로 남편자랑녀와 아내자랑남이 결혼에 대한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은 컴백녀들과 부부 시청자들에게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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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99만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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