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 "핸드볼 감독, 가진 권한 만큼 더 부지런해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3.17 16: 52

"한국형 핸드볼 감독이 오히려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부산 BISCO(부산시설공단)를 이끌고 있는 강재원(50) 감독이 비인기 종목 핸드볼 사령탑의 역할론에 대한 소신 발언을 내놓았다.
2014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대회 기간 중이던 지난 14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만난 강재원 부산 BISCO 감독은 오랜 외국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 실업 무대로 온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고 왔다"면서 "항상 외국에만 있다가 왔지만 한국 핸드볼, 그 중에서도 여자 핸드볼의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다는 차원에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강재원 감독은 경희대 체육학과 출신으로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시아의 마라도나'로 표현될 만큼 해외에서 더 유명세를 떨쳤다. 축구의 차범근, 배구의 김호철과 비교될 정도. 스위스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던 강 감독은 스위스, 일본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특히 미국, 중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일한 바 있다.
강 감독은 지난 1998년 '국제핸드볼연맹(IHF)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다. 2001년 윤경신(41, 두산 감독)이 이 상을 타기 전까지 강 감독이 이 상의 영예를 안은 유일한 아시아 선수였다. 강 감독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여자대표팀을 이끌고 나가 4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 2월 부산 BISCO를 통해 한국 실업 무대를 밟은 강 감독이다. 이제 한 달 정도가 지났다. 강 감독은 일단 팀 사정에 대해 "5~6명 정도가 은퇴를 하는 바람에 11명의 선수가 모두다. 여전히 미디어데이에서 말했던 2승이 목표"라면서 "부산시설공단 이사장께서도 실정을 잘 알고 있어 도와주시려 한다. 일단 리빌딩 차원에서 올해를 보낸 후 내년 선수를 보강해 4강 기회를 노려보겠다"고 팀 구상을 밝혔다.
특히 강 감독은 한국 실업 무대의 감독직에 대해 "유럽은 각 스태프가 다양한 업무를 분담하고 있어 감독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감독이 재정부터 스카우트, 단장, 스태프의 몫을 모두 해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한국 감독은 그런 막강한 권한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팀을 꾸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핸드볼 감독은 부지런해야 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 감독은 이미 선수들의 유니폼 스폰서를 찾아 놓았고 자신의 후원회를 결성, 조만간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강 감독은 "기존 팀과는 좀 색다르게 움직일 것이다. 선수와 팀에 모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선수 발굴과 더불어 팀 지원까지 체계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감독은 선수를 위한 팀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강압적으로 하면 선수들의 창작력이 떨어진다. 이제 권위적인 감독의 시대는 갔다. 선수가 느슨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한 대화를 통해 감독과 선수가 서로 신뢰 속에서 팀워크, 팀스포츠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자신이 믿고 있는 지도자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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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핸드볼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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