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다행스럽게도 승부조작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부산의 한 건물 12층에서 투신하면서 장안을 떠들섞하게 했던 '피미르 사건'에 대한 사무국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밝혔다.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17일 구 ahq Korea 팀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진행했던 사무국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사건 당일 대응팀을 구성한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13일부터 15일까지 전 ahq 코리아 소속 권지민, 김남훈, 여창동, 연형모(가나다 순)을 여러 차례 소환해 진술을 받고 사실 확인을 거쳤다.

더불어 온게임넷으로부터 모든 경기영상과 경기중 음성녹음파일 분석 내용 등을 제출받은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과 경기위원회는 선수들을 포함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경기 내용을 복기하고 면밀하게 분석해, 해당 선수들의 진술과 경기 내적으로의 상황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구 ahq Korea 소속 천OO(이하 천 씨)가 게시했던 ‘ahq Korea 승부조작 자백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고, 천 씨의 진술 중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인 것을 증명했으나, 천 씨의 진술과 다른 팀원들과의 진술 간에 몇 가지 상이한 점도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전 ahq Korea 감독 노OO(이하 노 씨)은 본선 진출이 확정된 후 구 ahq Korea 팀원 모두를 모아놓은 자리에서 '온게임넷이 관례적으로 리그에 참가하는 대기업들에게 홍보 비용을 받는데,그러나 우리 후원 업체는 대만이므로, 대만에 이야기를 해봤으나 이해하지 못하고 그 부분은 지원을 하지 못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내용을 선수들에게 전하면서 '온게임넷은 그 돈을 내지 못한다면 고의 패배를 하라'는 거짓 사실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믿지 않은 분위기를 보이자 다시 한 번 투신한 천 모씨와 연형모를 불러 KT 불리츠전과 CJ 프로스트와 경기서 전 경기 선취점과 전 경기 패배를 성공시켰을 때, 온게임넷이 우리에게 돈을 지급한다고 했다’며 ‘협조해준다면 그 돈을 받고 난 후 너희 둘에게 나눠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선수들을 흔들었다.
이에 천 씨와 연형모는 ‘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 내에서 고의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 첫 경기였던 KT B 1세트에서 승리한 직후, 감독이었던 노 모씨는 경기장 밖으로 천 씨와 연형모를 불러낸 뒤 “잘했다. 이렇게 된 이상 KT 전은 그냥 (고의 패배에 대한 생각 없이) 해라.”고 말했고, 2세트는 선취점 이후로도 계속 벌어진 차이 및 기량 격차로 패배했다고 천 씨 외 4인이 모두 동일하게 진술했다.
프로스트전을 앞두고도 조작을 강요했지만 천씨와 연형모는 '알겠다'는 답변을 했지만 연형모는 실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팀원이었던 권지민, 김남훈, 여창동 역시 이에 동의했다.“노OO이 하도 화를 내다 보니 경기를 치르며 서로 간에 위축된 플레이를 하게 됐던 것 같다”고 진술하면서 패배에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자신과 연형모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천씨의 진술에 대해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위원회와 온게임넷이 KT 불리츠와 ahq 코리아, CJ 프로스트와 ahq 코리아 경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천 씨의 주장과 사실이 다름을 확인했다. KT B전 1, 2세트와 CJ Frost 1, 2세트 총 4개 경기 중 ahq 코리아 측에서 퍼블(선취점)을 획득하기도 했으며, 선취점을 획득하는 상황에서 관여되지 않기도 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4개 세트를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KT 불리츠와 1세트는 ‘엑토신’ 연형모의 개입 없이 선취점이 발생했다. 선취점은 봇 라인에서 ‘아이스베어’ 권지민의 소나가 볼리베어에 갱킹을 당해 발생했으므로 관계 없다고 전했으며 불리츠와 2세트에서는 정상적인 인베이드를 통해 선취점이 발생했다. ahq 코리아 측에서 선취점을 내줬으나 KT B의 좋은 대응으로 발생한 상황임을 인정. 고의성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CJ 프로스트전 1세트는 4분 경 선취점을 얻기 위해 ‘엑토신’ 연형모의 아무무가 갱킹을 시도했으나, ‘훈’ 김남훈의 카타리나와의 딜량이 부족하여 선취점을 획득하지 못했고, 간발의 차로 선취점을 놓쳤기에 고의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세트는 ‘엑토신’ 연형모의 자르반 4세의 갱킹으로 선취점을 획득했지만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위원회와 온게임넷은 해당 4개 경기에 대해 고의적으로 승부를 조작하고자 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협회 사무국은 "건강 상의 이유로 인터뷰를 하지 못한 천 씨 외에 권지민, 김남훈, 여창동, 연형모는 모두 여러 차례의 진술을 마치고 사실 확인을 받았다"라고 승부조작이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4일간 비상체제에서 검찰 고발 및 관련 조사 실무를 책임진 조만수 사무국장은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노 씨에 대해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며, 해당 조사 내용에 대해서도 증거 자료로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후 협회 사무국은 협회 테두리 밖의 모든 e스포츠 선수들에 대해서도 현재 생활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종목사와 함께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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