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장재석, '강백호'처럼 오리온스에 '활력' 선사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3.17 20: 54

전국 대회에 임하는 '강백호' 같았다. 짧게 깎은 헤어스타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벼랑 끝에 몰린 오리온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서울 SK에 81-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스는 2연패 뒤에 1승을 거두며 한숨 돌리는데 성공했다.
장재석은 이날 17점, 5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제 몫을 했다. 또 3점포까지 터트리는 등 폭발했다.

2차전서 결정적인 턴오버에 충격을 받은 것일까.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SK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고양실내체육관에 나타난 장재석은 짧게 머리카락을 잘랐다. '빡빡머리'라고 불리울 정도로 짧게 자른 그는 특별한 이유를 내놓지 않았다. 그저 "2차전이 끝나고 바로 깎았습니다"라며 짧게 말했다.
시즌 중반 KT서 오리온스로 이적한 장재석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5.3점과 2.2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203cm의 장신이지만 프로서의 센스가 부족해 점점 배우고 있는 중. 이번 플레이오프서 장재석은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의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제 몫을 하지 못했다.
1차전서 장재석은 18분여를 뛰었지만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2개의 어시스트와 1개의 리바운드만 기록했다. 2차전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9점을 기록했지만 4쿼터 막판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하며 SK의 추격에 불을 당겼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데뷔했지만 결과는 다른 이들에 비해 좋지 않았다. 결국 시즌 중반 KT서 오리온스로 이적하고 말았다. 오리온스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렸지만 플레이오프는 부담스러웠다. 특히 2차전서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실수 후 장재석은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각오를 다지기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 경기 전 추일승 감독도 장재석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재석이 SK의 애런 헤인즈를 가장 잘 막을 수 있다. 장재석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낸다면 분명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 감독의 기대처럼 장재석은 경기 중 흔들리지 않았다.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했고 부족했던 점퍼로 득점도 뽑아냈다. 특히 SK를 상대로 블록슛을 2개나 성공 시키면서 상대 공격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장재석의 분전은 팀 동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김동욱과 한호빈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열세에 있던 오리온스는 장재석이 골밑에서 버텨주며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장재석은 4쿼터 6분 30초에는 데뷔 후 첫 3점포를 터트리며 팀의 75-54를 이끌기도 했다.
장재석은 펄펄 날았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슬램덩크의 강백호 같은 모습으로 장재석은 오리온스를 낭떠러지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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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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