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극 '엄마의 정원'은 사극이 못 살린 MBC 9시대 드라마를 살릴 수 있을까.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새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극본 박정란 연출 노도철 권성창)은 재벌가와 악녀, 출생의 비밀 등으로 점철된 통속극이었다.
'엄마의 정원'은 MBC가 9시대를 이끌어갈 주자로 택한 세 번째 작품. '사랑해 울지마', '행복한 여자' 등을 집필한 박정란 작가와 '반짝반짝 빛나는', '소울메이트' 등을 연출한 노도철 PD가 각각 극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정유미, 최태준, 고세원, 엄현경, 고두심, 박근형 등이 출연한다.

그간 MBC가 9시대 드라마로 택했던 작품들은 모두 사극이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90년대 인기 사극 '허준'의 리메이크 작품 '구암 허준'으로 연기력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작품은 '엄마의 정원'의 전작, '제왕의 딸, 수백향'이다.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운명이 뒤바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제왕의 딸, 수백향' 역시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열연이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는 했으나 전작인 '구암 허준'을 크게 뛰어 넘지는 못했다.
앞서 현대극 아닌 사극들이 9시대에 포진하게 된 것은 사극 특유의 흡입력 때문이었다. 2012년부터 MBC는 9시 뉴스를 8시로 앞당기고 9시 시간대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배치하는 시청률 전략을 선택했고, 다른 장르보다 다양한 세대의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 쉽다고 판단되는 사극을 초반 작품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수는 앞선 두 드라마가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며 딱히 성공한 전략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의 정원'은 이 같은 띠편성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시험해 볼 마지막 보루와 같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사극이 아닌 통속극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여주인공 서윤주(정유미 분)와 남주인공 차기준(최태준 분)의 첫만남이 그려졌다. 두 사람의 첫 만남 장소는 클럽. 서윤주는 재벌 상속녀 친구인 하리라(도희 분)의 송별 파티를 위해 클럽을 찾았고 차기준은 아버지 몰래 경영 수업을 듣지 않고 요리사 공부를 해 강제 귀국 당한 후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같은 장소를 찾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였다. 서윤주의 옷은 차기준의 가방에 걸려 찢어졌고 두 사람 사이의 티격태격 인연이 시작된 것.
방송 말미에는 서윤주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기도 했다. 서윤주는 아버지 서병진(길용우 분)이 다른 여자에게서 데려온 딸이엇고 그를 27년간 키워온 엄마 유지선(나영희 분)은 그런 의붓딸을 빨리 시집보내고 싶어했다. 그는 우연히 부모님의 다툼 소리를 듣다 이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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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정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