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캠프' 소녀시대는 울고 시청자는 아팠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3.18 07: 41

마냥 사랑스런 모습으로 언제까지 만인의 연인일 줄만 알았던 소녀들에게도 누군가의 딸로, 친구로, 연인으로 자라가는 성장통이 있었다. 오랜만에 전원이 출연한 토크쇼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은 누구보다 밝은 모습이었지만, 언뜻언뜻 이런 고민들을 내비쳤고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공감했다.
소녀시대는 1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멤버 전원이 출연해 그간 방송에서 들을 수 없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멤버들은 소녀시대 대박사건 다섯 가지를 하나하나 돌아보며 첫 만남부터 데뷔 무대, 안티 팬들의 보이콧 사건, 공개 화된 두 멤버들의 연애, 걸그룹 출신 연예인의 미래 등에 허심탄회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날 소녀시대가 기억하는 5가지의 대박사건은 차례로, ‘7년만의 극적 데뷔’, ‘첫 1위한 날 죽을 뻔한 사건’, ‘텐미닛 사건’, ‘소녀들의 열애인정’, ‘소녀들의 사춘기’였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소녀들의 열애인정’. 공개 열애의 주인공인 윤아와 수영은 차례로 자신들의 열애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윤아는 "열애 기사가 나와서 이런 상황이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런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자신의 열애로 인해 멤버들이 혹시나 받았을 스트레스에 대해 미안함 마음을 표했다.
또 다른 열애의 주인공 수영은 첫 열애설에 대해 부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당시엔 만난 지 얼마 안된 단계였다"며 "그 단계에서 섣불리 인정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사진이 없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진솔함이 돋보였던 것은 사춘기에 대한 고백이었다.
태연은 이른 데뷔와 바쁜 활동이 가져다 준 공허함을 고백했다. 그는 “어떨 때는 나이를 잊어버릴 때도 있다. 나는 21살에서 멈춰버린 느낌이 든다”며 “바쁘게 활동 하다가 이번에 공백이 길었다. 그 공허함 때문에 많이 생각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성격 상 약간 혼자 파고드는 타입이라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든다”며 술에 의지에 잠을 청해야했던 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태연의 담담하지만 솔직한 고백에 효연은 눈물을 머금었고 “태연이 조금 더 멤버들과 즐기는 시간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리가 “요즘 조금 혼란스럽다”며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가수가 되고 싶은 목표를 이루고 나니 조그만 한 목표를 이뤄나가면서 내가 정작 원하는 것이 뭔지에 대해 이제 와서 헷갈린다. 길을 가다 길이 없어진 아이 마냥”이라고 말하며 불안함을 표현했다. 태연 역시 동의하며 “(팬들이) 갈아 탈까봐 걱정 된다”고 말했다.
효연은 멤버들이 개인 활동으로 바쁠 시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나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것 같았다"며 스키 대회에 도전했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스키에 도전한 것에 대해 "예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는 나와 다른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고 내가 안 했던 취미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효연에게서는 걸그룹 멤버로서가 아닌 효연이란 한 사람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돋보였다.
방송 말미 수영 아버지가 전한 한 통의 따뜻한 편지는 멤버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시각장애우인 수영의 아버지는 "우리 딸 수영이와 아홉명의 딸들아. 연습시절 버블티 사달라던 아이들이 아름다운 숙녀로 자랐구나"라며 "내 삶 길었지만 너의 아빠로서의 삶은 짧았다"라고 늘 바쁜 활동에 시달리는 딸에 대한 측은한 마음을 내비쳤다. 아버지의 편지에 수영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9명, 각기 다른 멤버들의 토크쇼에는 웃음과 눈물이 넘쳐났다. 높은 인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구설수에 오르내릴 때가 많은 소녀시대였지만 토크를 통해 드러난 것은 마음 약하고 많은 고민 속에 성장통을 겪는 20대 청춘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박제된 인형이 아닌 성장하는 소녀들의 미래는 그래서 더욱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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