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김희애·유아인, 20살 나이차? 최강 존재감 커플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3.18 07: 35

‘밀회’의 김희애와 유아인이 20살의 나이차를 무색케 하는 존재감과 앙상블로 브라운관을 가득 채웠다. 김희애는 프로페셔널한 커리어우먼 오혜원 캐릭터를, 유아인은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채 사회에 뛰어는 사회초년생 이선재 캐릭터를 완벽하게 입고 등장했다.
‘밀회’는 우아하고 세련된 커리어우먼으로 살던 오혜원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의 사랑을 그린 감성적인 멜로드라마. 혜원이 급작스럽게 빠져든 사랑으로 인해 느껴지는 설렘과 화보 같은 인생이 찢기는 듯한 불길함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1회분에서 김희애와 유아인은 각자 자신의 역할을 온전히 소화해 내면서 조용히 하지만 강하게 드라마를 이끌어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온라인에서부터 시작됐다. 능력 있는 제자를 찾기 위해 영상을 뒤지던 준형(박혁권 분)은 선재의 연주를 봤고 이를 우연히 보던 혜원은 선재에게 흥미를 느끼고 쪽지를 보낸 것. 선재가 건초염을 앓고 있는 걸 단번에 알아낸 혜원은 25살 대학원생 남자라고 거짓말한 채 쪽지를 통해 선재에게 좋은 병원을 추천했고 선재는 혜원이 자신보다 형이라고 생각하고 따르기 시작했다.
혜원과 선재의 인연은 운명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만나게 될 사람들이었다. 선재는 퀵배달을 하러 음악제에 갔다가 들었던 연주를 악보도 보지 않고 그대로 쳤고 이를 준형이 알고 혜원에게 감정을 부탁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만났고 치명적인 격정멜로를 예고했다.
40대 김희애와 20대 유아인의 앙상블은 묘했다. 두 사람이 각각, 그리고 함께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숨 막힐 듯 했다. 이들은 감정 하나하나를 짚어가면서 표현해냈다.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촘촘한 연기와 섬세함이 감탄을 자아냈다.
김희애는 ‘밀회’ 원작 소설 ‘도쿄타워’에서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그린 여주인공 시후미 그 자체였다. 흐트러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미모와 교양을 겸비한 오혜원을 완전히 소화했다. 또한 특유의 귀여운 푼수기와 우아함으로 속치마만 입고 출근하는 허술한 귀여움을 보여주기도 하는 반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실수 하나 용납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했고 사교적이기까지 한 오혜원 캐릭터를 더욱 빛냈다.
유아인은 그간의 반항아 이미지를 벗고 순수한 매력을 보여줬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했지만 퀵기사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20대 청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그러나 피아노 연주를 보고는 주체할 수 없는 욕망과 간절함을 그대로 눈빛으로 표현,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기도 했다.
방송 말미 드디어 만난 두 사람이 만들어낸 공기에는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강한 흡인력이 있었다. 혜원을 보는 선재, 선재를 보는 혜원의 눈빛은 마치 거센 파도가 치기 전 불안하면서도 안정적인 바다 같았다.
20살의 나이차도 잊어버리게 만든 김희애와 유아인의 힘. 이들이 어떤 앞으로 보여줄 치명적인 격정멜로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JTBC ‘밀회’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